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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개혁 부르짖은 박제가…"길이 없으니 물자교환 안돼"
박제가, 유통혁명을 부르짖다일찌감치 유통과 물류의 중요성을 알아본 조선시대 학자가 있었어요. 그 사람의 이름은 박제가(朴齊家·1750~1805)입니다. 조선 영조·정조 시대 때 활약했던 실학파(혹은 북학파) 학자 중 한 명입니다. 박제가는 유통이 개선되어야 조선의 나랏살림이 그나마 나아진다고 봤습니다. 그가 정조에게 올린 ‘북학의(北學議)’를 보면, 그가 얼마나 조선의 유통과 물류의 개혁을 갈구했는지를 알 수 있어요. 한 대목을 읽어볼까요?“영동 지방에는 꿀은 생산되나 소금이 없고, 평안도 관서 지방에는 철은 생산되나 감귤이 없다. 산골에는 팥이 흔하고, 해변에는 창명젓과 메기가 흔하다. 영남지방에는 좋은 종이가 나오고, 보은에는 대추가 많고, 한강 입구 강화에는 감이 많은데…백성들은 이런 물자를 서로 풍족하게 교환하여 쓰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동서로 1000리, 남북으로 3000리로 작은데 물가가 고르지 않다…물자를 교환할 도로와 수레가 없기 때문이다.” 도로와 수레가 없으니 물자가 교환되지 않는다오늘날 경제용어로 말하면, 이렇다 할 유통망과 물류망이 없으니까 각 지방에서 나는 농산물과 특화물이 서로 거래되지 않고, 결국 모두가 곤궁하게 산다는 박제가의 절규입니다. 조선시대에 ‘배달의민족’이 있었으면, 각 지방이 도로로 잘 연결돼 있었다면, 물품들을 실은 수레(지금의 자동차)가 쌩쌩 달릴 수만 있었다면…. 박제가는 조선의 도로와 수레 사정이 당대 선진국인 청나라보다 훨씬 못한 것에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개혁방안을 정조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올렸던 것입니다. 물론 박제가의 개혁안은 정조의 우유부단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