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사 콕 찌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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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단어는 쓰임새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 갖는다
‘관견(管見)’이라는 말이 있다. ‘가느다란 관을 통해 무엇인가를 본다’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시야가 좁고 견문이 넓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자기의 의견을 겸손하게 드러내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기억해 주세요^^간단한 단어 바로 옆에도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 ‘가느다란 관’을 버리고 주변을 둘러봐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시야에 들어오는 법이다.’관견‘은 시야가 좁다는 뜻전후좌우를 살펴봐야 진정한 길이 보이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이 공통이다. 사물이나 사람, 사건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간단하고 쉬운 단어 하나에도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다양한 쓰임새가 있다.‘history’는 ‘역사’다. 누구나 아는 단어다. 그런데 어느 맥락에 놓이는가에 따라 이 단어의 쓰임새가 판이하게 변한다. ‘Thank you for your history lesson’은 ‘역사 강의 고마워’라는 뜻이 아니다. 살짝 비꼬는 말이다. ‘뒷북 치지 말라’는 의미다. ‘The rest of it would be history’는 ‘나머지 뒷부분은 뻔한 이야기겠네’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쓸 수 있는 표현이다. ‘흑역사’는 ‘ugly history’다. ‘That’s my ugly history.’‘He will be a history’는 또 다른 의미다. 격투기 경기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오늘 내가 반드시 이겨 상대 선수를 역사 속의 인물로 만들어 주겠다, 즉 은퇴 시키겠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이다. ‘One more mistake means you’re history’는 ‘한 번 더 실수하면 넌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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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
■ 기억해 주세요^^마르코폴로가 죽기 직전 가톨릭 사제가 동방견문록에서 한 거짓말을 모두 철회하라’고 하자 그는 ‘제가 보고 겪은 것의 절반도 말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죠.우주에는 지구 이외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 별이 있을까? 미생물까지를 포함한다면, 답은 99.9% ‘네’다. 그렇다면, 인류 이외의 고등생명체가 살고 있는 별도 있을까?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2017년 2월23일자 네이처지에는 지구에서 39광년 떨어진 곳에서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7개가 발견됐다는 기사가 실렸다.우주에 고등생명체가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언젠가 그들과 우리 인류가 만나게 될는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과거사를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유추할 수는 있다.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을 둘러싼 당대의 논쟁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동방견문록》은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1271년부터 1295년까지 동방을 여행한 체험담을 기록한 여행 보고서다. 베네치아 상인의 아들이었던 마르코 폴로는 15세에 이탈리아를 떠나 42세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1298년 베네치아 공화국과 제노아 공국 사이에 벌어진 해전에 참전했다 포로로 잡혀 감옥에 갇히는데, 약 3년의 수감 기간 동안 감방 동료였던 루스티첼로(Rustichello)에게 자신의 경험을 구술해 출간한 책이 《동방견문록》이다. 이것이 이 책의 출간 배경에 관한 가장 유력한 설이다.지리 종교 생활 언어 등 묘사책에 나오는 여정은 이탈리아-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호르무즈 해협-육로로 서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원(元)나라 도착, 쿠빌라이 칸(세조)을 알현하고 관직을 하사받은 뒤 17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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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55) 셰익스피어와 '종결 욕구'
■ 기억해 주세요^^인간은 애매하고 모호한 상황을 싫어한다. 이 심리를 비극과 희극을 통해 풀어낸 작가가 셰익스피어다.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였던 최재서(崔載瑞: 1908~1964)에게 한 학생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만약 무인도에 표류한다면, 그리고 단 한 권의 책만을 가져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6·25전쟁 발발 1주일 전 연세대 영문과 수업 중에 벌어진 일이다. 급작스러운 피난길에 나서야 했던 최재서는 정말 단 한 권의 책만을 곁에 둘 수 있었다. 아주 작은 활자가 깨알처럼 박힌, 영어판 《셰익스피어 전집》이었다.영문학자 최재서의 셰익스피어 사랑최재서는 전쟁 기간 내내 이 책을 끼고 살았다. 사전도 없이 책을 읽느라, 단어나 표현이 어려운 대목을 만나면 골똘히 생각하며 겉장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이 같은 3년간의 정독 결과물이 1963년 을유문화사에서 간행한 《셰익스피어 예술론》이다. 한국 학자가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일관된 논리로 분석한 최초의 그리고 아직까지는 유일한 시도다.최재서는 셰익스피어 희곡의 핵심을 ‘질서의 회복’이라고 말한다. 그에 의하면 셰익스피어의 사극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벌어진 정치적 무질서를 회복해가는 과정이다. 비극은 도덕적 질서의 파괴와 회복을 그린 작품이다. 희극, 로맨스 등 다른 작품들도 사회적 질서, 초월적 질서, 자연적 질서의 파괴와 이를 회복해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묘사한 작품이라고 보았다. ‘질서의 회복’이야말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어 불멸의 가치를 획득한 원동력이라는 주장이다.경제학, 국제관계학 등을 공부한 제이미 홈스(미국 싱크탱크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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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29) 올림픽…줄다리기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다고?
인류 최대의 축제, 올림픽이 돌아왔다. 제31회 리우 올림픽은 남미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회다. 인류 가운데 가장 신체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오직 이 순간’을 위해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는 경연장이다.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도 멋진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진정한 스포츠팬들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는 것은 어떠신지. 그렇다면 진정한 팬과 일반 팬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기록’과 ‘역사’다. 스포츠 진성 팬들은 기록과 역사에 집착한다. 이유가 있다. ‘이번 경기’는 지금 상대하는 선수나 팀과의 경쟁이다. ‘역사와 기록’을 상대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역대 모든 선수들과 위인들이 ‘현재’의 나와 우리 팀의 상대가 되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참가하고 승리하는 것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들과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 선의의 승부를 펼칠 수 있는 것이다. 경쟁의 범위와 시간적 지평이 무한대로 늘어나고, 오늘의 경기가 곧바로 역사의 일부로 편입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올림픽 역사에는 어떤 재미있는 사연과 이야기가 깃들어 있을까.없어진 종목·복귀하는 종목한국이 여자 금메달의 강력한 후보 종목인 골프는 1900년과 1904년 두 차례 올림픽 정식종목이었다가 112년 만에 올림픽으로 돌아왔다. 역대 최장기간 ‘가출’ 기록이다. 가출 2위 종목은 럭비다. 럭비는 1924년까지 다섯 번 열렸다. 이번 대회는 92년 만의 복귀다. 다만 세부사항에서 차이가 있다. 럭비의 원조는 15인제 경기다.지역에 따라 11인제 럭비도 있고, ‘힘’보다는 ‘스피드’를 중시하고 경기 시간도 짧은 7인제 럭비도 있다. 이전 올림픽에는 15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