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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비'와 '초토화'는 함께할 수 없는 사이죠

    “이곳이 고추·고구마밭이었다는 게 믿어집니까? 고작 세 시간 동안 내린 비로 600여 평 밭이 초토화됐습니다.”8월 들어 내린 늦장마는 예상외의 폭우로 전국 곳곳에 막심한 피해를 끼쳤다. 언론들이 비 피해 상황을 연일 자세히 전하는 가운데, 일부 ‘물폭탄에 농지 초토화’ 같은 제목이 새삼 눈에 띄었다. 독자들도 여기까지 읽는 동안 어법적으로 이상한 곳을 찾았을지 궁금하다. 적어도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꼈다면 우리말에 꽤 관심이 있다는 방증이다. 불에 타 황폐해진 상태를 초토화라 해‘초토화’가 그 대상이다. 이 말의 용법은 우리말 코너를 통해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도 여전히 그 사용에 둔감한 것 같다. 초토(焦土)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땅’을 말한다. 거기에 ‘될 화(化)’가 붙었으니 ‘불에 탄 것처럼 황폐해지고 못 쓰게 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焦가 ‘(불에) 그을리다, 불타다’를 뜻한다. 흔히 ‘초미의 관심사’라고 하는데, 매우 급하고 긴요한 일을 말할 때 쓴다. 초미(焦眉), 즉 눈썹(眉)에 불이 붙었으니(焦) 세상 무엇보다도 급한 상황임을 빗댄 것이다. 초(焦) 자가 ‘불 화(火)’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는 게 요령이다. 한자 밑의 점 네 개()로 찍힌 게 부수로 쓰인 ‘불 화’ 자다. 당연히 폭격이나 화재로 ‘초토화’가 될 수는 있어도 물난리로 초토가 될 수는 없다. 문맥에 따라 ‘쑥대밭’이나 ‘아수라장’ ‘난장판’ 등 적절한 말이 얼마든지 있으니 골라 쓰면 된다.언론에서 초토화 사용은 일찍부터 엿보인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아니하야 전

  • 커버스토리

    7월의 장마와 무더위…건강하게 이겨내세요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은 장마와 함께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오는 달이다. 예년보다 1주일가량 늦게 시작된 장마로 지난주에는 제주를 비롯한 전국에 호우경보 및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장마가 끝나면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말에는 서울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기록하며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빨리 ‘불볕더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국가도 지난주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열파(heat wave) 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올해 우리나라 여름도 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처럼 무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분한 영양 섭취와 휴식으로 건강한 여름을 보내자. 사진은 서울 성동구 서울숲 분수대에서 한 어린이가 물놀이로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