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대학 생글이 통신

    중국·라오스·태국…3개국 현장 체험에서 배운 것

    서울대학교에는 해외 현장 학습 프로그램인 ‘SNU in the world program’이 있습니다. 줄여서 ‘스누인’이라고 하죠. 지역 소멸, 기업 혁신, 개발 협력 등 한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방학 중 국내에서 일주일간 사전 교육을 받은 후 2~3주간 국외로 나가 강연도 듣고 현장 체험도 합니다. 대학판 수학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마드리드, 파리, 유럽연합(EU), 베를린, 런던, 라오스, 베이징 등 여러 지역 중 본인이 희망하는 곳을 선택하고 자기소개서를 제출한 후 면접 과정을 거칩니다.저는 개발 협력에 관심을 갖고 ‘SNU in Laos’에 지원해 3주 동안 중국 윈난성과 라오스, 태국을 기차로 오가며 활동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중국 쿤밍시였습니다. 고산 지대에 있어 1년 내내 봄 날씨가 지속되는 곳입니다. 한여름에 갔는데도 날씨가 선선하고 쾌적했습니다.다음으로 중국과 라오스의 접경지대인 라오스 보텐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조성한 경제특구입니다. 보텐 경제특구 홍보관에서 이 지역의 경제를 크게 키우겠다는 장기 계획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습니다.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공실률이 높았습니다.이어 라오스의 천년 고도 루앙프라방으로 향했습니다. 루앙프라방은 과거 왕조의 유적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띠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여유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야시장이 활성화돼 배낭여행을 하며 ‘한 달살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하지만 여기서도 안타까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동 노동이 만연하다는 점입니다. 이 지역의 월평균 소득은 30만 원 정도로,

  • 역사 기타

    식민지 전락은 피했지만…태국 등거리 외교의 '득실'

    어려서부터 여름도 겨울도 싫었다. 더울 때는 시원한 나라에서, 추울 때는 그 반대인 나라에서 지내는 게 꿈이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가 여러 번 맞았다. 딱 한 분만 나를 격려해주셨다. “짜식, 돈 많이 벌어야겠구나.” 돈을 못 벌었다. 더 늦기 전에 꿈을 이뤄보겠다고 지난달 태국행 비행기를 탔다. 선택부터 시행착오였다. 그 나라는 따뜻한 나라가 아니라 더운 나라였다.태국에는 계절이 세 개 있다. 여름, 조금 더운 여름 그리고 아주 더운 여름이다. 다만 습도가 높지 않아 쪄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도 땀을 들이고 나면 뽀송뽀송까지는 아니더라도 끈적거리는 불쾌감은 느끼지 않는다. 누군가는 관광지 말고는 한 번도 세계의 주목을 받아보지 못한 나라라고 한다. 한 번 있다. 여러 차례 뮤지컬로 선보이다가 1956년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은 물론 오스카에서 5개 부문 수상 대박을 터뜨린 <왕과 나>다. 약간 태국 왕실 버전의 <사운드 오브 뮤직>인데, 영국 여성이 왕실에 교사로 취업한 사실을 빼면 죄다 허구다. 마치 왕과 가정교사가 고차원적인 플라토닉 러브를 나눈 것처럼 설정했지만, 당시 라마 4세는 통치자로서 외교 문제를 푸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가정교사의 얼굴이나 제대로 봤는지 의문이다.태국은 인도차이나반도에서 한 번도 서구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절반만 사실이다. 직접 식민 통치를 받지 않는 대신 현재의 라오스와 캄보디아 그리고 미얀마 일부를 열강에 넘겼다. 그 시기 영국은 서쪽에서, 프랑스는 동쪽에서 태국의 영토를 야금야금 집어삼키고 있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