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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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세금·보조금 줄줄 샌 12조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12곳 표본조사한 태양광 부문에서 1800억대 비리
국무조정실이 적발한 2267건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관련 부당 집행 사례는 ‘비리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케 할 정도다. 서류 조작, 가짜 건물 건설, 쪼개기 수의계약, 지원금 전용, 입찰 담합 등 생각할 수 있는 각종 위법 사례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2곳을 대상으로 한 표본조사인데도 태양광 부문에서만 1800억원대의 비리가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태양광 보급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과정에서 위법·특혜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 서류로 공사비 ‘뻥튀기’위법 사례를 보면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부당 대출을 받은 사례가 가장 많았다. 4개 지방자치단체의 395개 사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25%에 달하는 99개 사업에서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정황이 드러났다. 한 발전 시공업체는 발전사업자에 실제보다 금액을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 발전사업자는 이렇게 ‘뻥튀기’된 계산서를 근거로 금융회사에서 실제 가능한 금액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았고 대출 집행 후 시공업체는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취소했다. 이 시공업체는 이런 식으로 4개 지자체에서 18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농지에 가짜 버섯재배시설이나 곤충 사육시설을 지은 뒤 그 위에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고 대출금을 받은 사례도 20여 건에 달했다. 관련 불법대출 규모는 총 34억원이었다. 시공업체 견적서만 받고 공사비 내역을 확정해 부실대출한 사례도 158건 적발됐다. 30억원 사업, 203건으로 쪼개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사업을 잘게 쪼개 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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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왕국' 사우디가 원전을 대폭 늘리는 이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자력발전소를 적극 늘리겠다고 나섰다. 2030년까지 발전용량 1.4GW 원전을 2기 건설하기로 한 데 이어 204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총 발전용량)을 6배가 넘는 17.6GW까지 높인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것이다.사우디는 석유왕국답게 원유 채굴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싼 국가다. 이런 사우디가 원전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원전이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30년께 사우디의 전력 수요는 지금의 3배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을 늘려 미래를 대비한다는 게 사우디 정부의 계획이다. 다른 중동 산유국들도 ‘원전 열풍’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집트는 러시아와 손잡고 원전 건설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요르단도 2015년부터 러시아 원전업체 로사톰과 긴밀히 협력하며 2025년 첫 원전을 짓기 위해 뛰고 있다.한국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원전 비중을 대폭 낮추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재의 7%에서 20%로 늘린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작년 말 발표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원전에 비해 생산비용이 훨씬 높아 시기상조라는 비판과 안전을 위해 탈(脫)원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장·단점을 4, 5면에서 자세하게 알아보자.성수영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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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안정적이고 발전단가가 가장 싼 에너지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잇따라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은 원전이 석유 고갈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대안이란 믿음에서다. 사우디는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2670억 배럴·전체 석유 매장량의 15.7%)이 베네수엘라(17.5%) 다음으로 많은 나라다. 그동안 전력 생산을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거의 100% 의존해 왔다.최근 들어 중동 국가 사이에선 ‘석유 의존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의 석유 소비는 연평균 7%씩 늘고 있다. 높은 인구 증가율과 사계절 내내 에어컨을 가동해야 하는 환경적 요인 등으로 2030년 전력 수요가 지금의 4배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등장했다. 석유가 고갈되면 해외 수출은 물론 국내에서 사용할 전력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원전은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전의 경쟁력은 에너지원별 발전단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전단가 또는 전력 구입단가가 가장 낮은 발전원은 원전이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때 원전의 생산비용이 가장 낮다는 의미다. 그다음으로 싼 발전원이 유연탄 등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용은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발전량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원전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은 해가 떠있는 하루 4~5시간,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LNG(액화천연가스)와 석탄·석유 가격은 국제 정세에 따라 출렁인다. 반면 원전 연료는 가격 변동이 적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원전은 전 세계에서 대부분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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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는 안전하긴 하지만 비싸고 공급이 불안해요
정부는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7%(자가용 발전 포함)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 20%로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등 고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도 재생에너지로 분류한다. 신에너지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를 합해 신재생에너지라 부른다. 신재생에너지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고갈될 염려가 없다. 하지만 발전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면 전기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국내 발전량의 70%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할 수 있을까.안전 위해 신재생 늘리려는 정부화력발전의 가장 큰 단점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킬로와트시(㎾h)당 991g,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의 경우 549g이다.다만 석탄발전은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2016년 기준 발전원별 단가는 ㎾h당 석탄 73.9원, LNG 99.4원, 신재생 186.7원 수준이다. LNG 가격은 석탄이나 원자력보다 비싸지만 대도시 주변에 소규모로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원자력발전은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가장 싸다.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h당 67.9원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0g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알 수 있듯 한 번 사고가 나면 방사능 오염 등 큰 피해를 불러온다.정부는 탈(脫)원전과 탈석탄 정책을 동시에 펴고 있다. 탈원전은 대형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탈석탄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자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