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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뇌와 인공지능 연결한 신인류는 탄생할까

    최근 한 방송사에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과 인간이 대결을 펼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골프, 심리인식, 주식투자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 맞춰 개발된 AI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 간의 대결이어서 화제가 된 이 프로그램에서 인간은 6회의 대결 중 4회 승리했다. 인간의 우세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2021년의 AI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AI가 인간의 사고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미래는 어제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상상이 아니라 현실에 가까워진 것이다.AI는 결국 인간의 두뇌를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을까? 기술적 진보가 없다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많은 정보를 기록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은 AI가 훨씬 우수하지만, 인간만이 가진 직관과 고차원적 사고를 대신하기에는 AI의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는 고등 연산과정 동안 밥 한 그릇 정도로 충당 가능한 에너지만을 소모한다는 장점이 있다. 어마어마한 양의 전력을 소모하는 AI와는 차원이 다른 효율성을 가진 것이다. 컴퓨터와 뇌를 연결하기 위한 뇌공학자들의 노력그렇다면 이렇게 우수한 인간의 뇌를 AI와 연결해, 고차원적인 결정은 AI 대신 인간이 할 수 있게끔 하면 어떨까? 또는 반대로 AI가 분석한 방대한 정보를 인간의 뇌로 전달받아 벼락치기 공부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소통이 자유자재로 이뤄진다면, 뇌와 AI의 장점을 모두 살린 신인류가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이나 동작을 할 필요 없이 생각만으로 서로 의사를 소통하거나, 자동차 등 기계를 조작하는 영화 같은 일도 실현될 수

  • 디지털 이코노미

    인공지능 발전해도 규칙밖의 판단은 결국 인간의 몫

    2016년 ‘버트 믿어주기’ 실험이 진행됐다. 어떤 로봇이 믿을만한지 알아보기 위해 세 종류의 로봇 버트를 준비해놓고 사람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미션은 오물렛을 만들기 위해 인간에게 달걀과 기름, 소금을 건네주는 것이었다. 버트A는 결점이 없지만 말은 못했다. 버트B는 자주 달걀을 떨어뜨리고, 말을 하지 못했다. 버트C는 제일 서툴렀지만 얼굴에 표정도 있고 실수하면 사과할 줄 알았다. 실험이 끝난 뒤 참가자 21명이 주방보조로 선택한 로봇은 버트C였다. 인공지능 기술과 신뢰 형태 변화실험의 규모는 작았지만 인상적이었다. 버트C는 작업이 서툴러 다른 로봇에 비해 작업시간이 50%나 더 걸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유능하고 믿음직한 로봇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신뢰했다. 인지심리학자인 프랭크 크루거 교수는 기계의 미숙함은 신뢰저하로 이어지지만, 기계가 사과와 같은 기초적인 사회예절을 보이면 신뢰가 금세 회복된다고 설명한다. 기계에 대한 신뢰형태가 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간 기계에 대한 신뢰는 오로지 기능적 확실성에서 도출되었다. 즉, 예측가능성이 곧 기계의 신뢰성이었다. 기계에 대한 신뢰는 딱 주어진 만큼의 작업을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다. 클라우드에 저장된 문서는 언제 어디서나 열어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ATM에서는 요청한 돈이 정확히 인출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이와 다르다. 인공지능 기술 이전의 기계는 정해진 일만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줄 것이라 믿었지만, 오늘날에는 기계가 무엇을, 언제할지 ‘결정’ 해줄거라 믿는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좌회

  • 시네마노믹스

    기술혁신이 지배하는 미래사회, 인간다움은 무얼 의미할까

    가까운 미래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 리플리컨트를 다룬 영화 ‘블레이드러너 2049’. 구형 리플리컨트 제품을 ‘퇴직’시키는 업무를 맡은 특수경찰 K(라이언 고슬링 분) 또한 리플리컨트다. 우연히 한 구형 리플리컨트 유골에서 출산 흔적을 발견하고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이 생식 기술로 태어난 아이를 찾아 나선 K는 아이가 겪은 일들이 자신의 오랜 기억과 일치하자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리플리컨트 독점 제조기업인 월레스는 신기술 확보를 위해 이 ‘기적의 아이’를 추적한다.월레스 회장(제러드 레토 분)이 생식이라는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것은 기존 리플리컨트 제품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혼란을 우려한 정부가 월레스를 막아선다. 월레스의 직원은 정부를 향해 답답한 듯 외친다. “위대한 혁신이 뭐가 두려워서? 빗자루 따위로 거센 파도를 막진 못해.” K의 선택은아이의 아버지를 수소문하던 K는 결국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를 찾아낸다. 데커드는 과거 리플리컨트와의 사랑을 통해 ‘기적의 아이’를 생산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자식을 보호하겠다는 목적 아래 자식을 버리고 잠적했다. K는 자신이 당신의 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데커드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다.혼란스러운 K 앞에 한 무리의 리플리컨트들이 나타난다. 데커드와 함께 인간들을 향한 반란을 준비하고 있었던 세력이다. 이들과의 대화에서 K는 제 것이라고 여겼던 기억이 사실은 자신이 실제 겪었던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리플리컨트 제작 과정에서 삽입된 가짜였다. K는 ‘기적의 아이’도 ‘혁신의

  • 시네마노믹스

    '로봇인간'에 출산 기능까지 탑재되었을 줄이야!…인간은 일할 필요 없는 세상이 'AI 진화'의 끝일까

    “맞춤형으로 주문 가능합니다. 채굴지에서 사용하실 거면 지능이나 애정, 매력에 돈을 쓰실 필요는 없죠. 접대형 모델을 추가하신다면 모를까.”영화 ‘블레이드러너 2049’엔 리플리컨트 구매를 위한 상담 장면이 나온다. 리플리컨트는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간형 로봇이다. 2049년 기업들은 인간을 채용하는 대신 업무에 최적화된 리플리컨트를 구매한다. 사는 것도 쉽지만 폐기도 쉽다. 리플리컨트 독점 제조기업인 월레스사(社)는 자신있게 외친다. “리플리컨트를 많이 보유할수록 인간의 삶은 윤택해질 겁니다.” 리플리컨트 경찰 K주인공 K(라이언 고슬링 분)는 구형 리플리컨트 제품을 ‘퇴직’시키는 업무를 맡은 특수경찰이다. 퇴직을 거부하며 도망친 리플리컨트들을 찾아내 강제로 폐기하는 일을 한다. K 또한 리플리컨트다. 인간들에겐 ‘껍데기’라고 조롱받고, 리플리컨트들은 그를 꺼린다. K는 둘 중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외톨이다.K가 사는 곳은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그가 타고 다니는 스피너(비행자동차)는 자율주행 차량이다. 손을 안 대도 알아서 움직인다. 스피너에 부착된 드론은 음성 인식으로 촬영 뒤 실시간 전송이 가능하다. 퇴근한 K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 분)도 사람이 아니라 월레스가 제작한 홀로그램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다 해드립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여기저기에서 팔리는 제품. K에게 조이는 유일한 가족이자 사랑스러운 연인이다. ‘오프월드’는 인간의 유토피아영화 속에서 유토피아처럼 언급되는 ‘오프월드(우주 식민지)&r

  • 과학과 놀자

    인공지능은 인공신경그물망을 쌓은 복잡계처럼 작동케 해

    '스타워즈: 더 만달로리안'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 TV 드라마 시리즈가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소문을 통해 안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을 일컬어 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 사람들 사이에 전달되는 일이 없다면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사람들이 말로 전달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정보(information)다. 사람들을 개개의 '생각하는 입자'로 본다면 이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정보를 퍼뜨리는 셈이다. 정보가 퍼지느 과정은 이들 사이에 사회 관계망(그물)에 따라 다르게 보여진다.친구가 무척 많은 사람이 정보를 퍼뜨리는 것과 여러 이유로 주변에 친구가 별로 없는 사람이 정보를 퍼뜨리는 것은, 소문의 초기에 아주 다르게 나타난다. 친구가 적거나 소통을 적게 하는 사람으로부터 소문이 시작됐지만, 어느 시점에 친구가 많은 사람에게 소문이 도달해야만 그때부터 소문이 퍼지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소문은 어떻게 퍼지는가물론 각각의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는 사회현상 전체를 바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한 가지 물질을 이해하기 위해 아주 작은 단위(원자)로 쪼개어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고 할지라도 물질의 특징 전부를 알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개별 입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몇 발자국 물러나 이들이 어떻게 전체를 조직하는가(짜임)를 그려내면 비로소 전체의 거동을 이해할 수 있다. 나무를 알고 나무들이 어떻게 심어져 있는지를 안다면, 이들이 이루는 숲의 형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개개 입자의 거동과 이들

  • 생글기자

    인공지능 과외선생님과 공부할 날이 올지도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교육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교육 분야의 최근 AI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AI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교육 시장에서 47.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10년 동안 교육계에서 AI 응용 기술의 발전은 돋보였다. 스마트 기술의 확산은 중·고등학교와 대학, 심지어 유치원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학교는 교직원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로봇 선생님을 도입했고, 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학생들이 3차원(3D) 안경을 쓰고 있고, 칠판·교과서·비디오 테이프는 점차 가상현실(VR) 시스템, 스마트폰, 태블릿컴퓨터, 사물인터넷,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다.AI가 학생들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가 교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더 높은 수준의 개인화된 학습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중 일부는 이미 적응형 학습 프로그램, 게임, 소프트웨어를 통해 활용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학생 요구에 부응하고, 특정 주제에 대해 학생이 숙달하지 못한 것들을 반복하며, 개인 맞춤형 학습을 도와준다.이 같은 교육은 다양한 수준의 학생이 한 교실에서 함께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학생은 특정 개념에 대한 교사의 설명에 개인별로 이해의 격차가 있을 수 있다. AI는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공한다.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는 코세라는 이미 이 일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시스템은 학생이 틀린 답안을 제출할 경우 교사에게 알려주고, 학생에게 정답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맞춤형 메시지를

  • 과학과 놀자

    끓는점 차이 이용해 원유를 LPG·휘발유·경유 등으로 분리

    화학공학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석유는 언제쯤 고갈될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8년 원유의 가채연수(확인 매장량을 현재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값으로 앞으로 채굴 가능한 기간을 의미)는 50년인데, 30년 전에 예상한 가채연수는 43년이었다. 매년 엄청난 양의 석유가 사용되지만, 매장량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량의 간단한 정의는 '불확실성 없이 검증된 기술로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시추로 확인했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힘든 경우 '발견 잠재 자원량'이라고 하며, 석유가 있을 가능성은있지만 시추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를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다.두 자원량은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 또는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매장량으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석유자원 개발 회사가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채연수는 40~50년으로 유지돼 왔다. 석유란 무엇일까석유(petroleum)는 암석을 뜻하는 그리스어 petro와 기름을 뜻하는 라틴어 oleum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고 하며, 이를 증류와 같은 정유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을 석유제품이라고 한다. 석유는 탄소 87~83%, 수소 14~10%, 질소 2.0~0.1%, 산소 1.5~0.05%, 황 6~0.05%, 금속(바나듐, 니켈, 철 등) 1000ppm 이하 질량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석유는 액체이므로 수송 및 사용이 용이하고 열량이 높고 불순물이 적어 완전연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정유산업: 끓는점 차이로 제품을 나누다정유산업은 정육점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정육점에서는 도축된 소를 뼈와 근육을 기준으로 안심, 등심

  • 진학 길잡이 기타

    "기계적인 답안이 되지 않도록 평가유형을 누차 연습하라"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경희대학교 인문계열 논술문제 2번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축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문이 길기 때문에, 문제와 해설 위주로 실어볼 테니 문제를 보고 먼저 약식으로 풀어본 이후에 답안과 대조해보도록 하세요. [문제2] 제시문 [바]의 관점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 [라], [마]에 나타난 상황을 평가하시오. [1001자 이상~1100자 이하 : 배점 60점] [다] 골렘의 도시 프라하에서 활동하던 소설가 카렐 차페크는 1920년 《로섬의 만능 로봇》이라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로봇’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로봇은 체코어로 ‘강제 노동’, ‘노예’를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왔다. 이 희곡에서 로봇들은 로섬의 공장에서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고안됐는데,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정복한다. (중략)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능을 가진 기계로 다시 한 번 수천, 수만 배 더 편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한다. (중략) 하지만 인간은 두렵다. 우리보다 더 강하고, 똑똑하고, 현명할 미래의 기계를 나약한 인간이 통제할 수 있을까? 인간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할 기계들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까? 인간은 기계를 지배할 자격이 있을까?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기계는 지능을 가지는 순간 인간을 공격하고 멸종시키려고 달려든다. 운 좋아봐야 컴퓨터에 연결돼 인간이 여전히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꿈을 꾸며 살게 한다. 그래서일까? 세계적 로봇공학자 모라베츠는 주장한다. 인간이 동물을 지배하듯, 인간보다 우월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기계들이 선심을 베푼다면 우리는 애완동물 정도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