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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이코노미

    디지털 전환은 탈물질화의 새로운 동력원

    신부이자 경제학자였던 맬서스는 인류의 멸망을 예언한다. 1798년에 펴낸 그의 책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해 결국 모두 굶어죽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부부가 두 명의 자녀를 낳고, 이들이 자라서 각각 자녀를 둘씩 낳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인구는 지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그렇지 않아 증가하는 인구를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맬서스의 예언은 틀렸고, 인류는 아직 살아남아 있다. 산업화의 시작과 효율적인 자원 활용맬서스의 주장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과거를 설명하는 데는 옳았다. 경제사학자 그레고리 클라크는 맬서스의 인구론이 나오기 전 6세기 동안 영국에서는 1700년까지 인구가 증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대체로 인구가 증가할수록 빈곤해졌음을 증명했다. 땅에서 산출해낼 수 있는 식량의 양은 정해져 있었던 탓에 인구가 그 한계선까지 증가하면 궁핍이라는 잔혹한 시스템이 작동해 인구수를 다시 끌어내렸다.이는 인류가 의지할 동력원이 오로지 인간의 근육과 바람, 물과 같은 천연자원뿐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을 통제할 수 없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1776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등장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증기를 활용한 기계는 토머스 뉴커먼에 의해 한참 전에 등장했다. 하지만 그의 발명품은 석탄을 너무 많이 소비하는 탓에 사용범위가 넓지 못했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달랐다. 같은 양의 석탄으로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탑재된 트랙터를 농업 생산성 향상의 원인으로 예상하지만, 당시 이러한 트

  • 과학과 놀자

    '0과 1의 불확정성' 토대로 양자역학은 새 정보기술 제공할 것

    조지 소로스의 회사 이름이 퀀텀펀드이고, 혁신적인 발전을 '퀀텀 리프' 또는 '양자 도약'이라고 해 비즈니스에 '퀀텀' 또는 '양자'라는 용어가 쓰인 지는 꽤 됐다. 얼마 전에는 "검찰개혁은 양자역학이라도 동원해야 이해가 되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의 대명사로 양자역학 또는 양자물리학이 등장한 셈이다. 필자는 1990년대에 근무하던 연구소에서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 연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지만, "양자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사장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우리나라는 물론 한자 종주국인 중국조차 일본 학자들이 만든 한자 번역어를 많이 쓰는데, 동음이의어로 인한 혼란이 자주 뒤따른다. 한글로 ‘양자’라고 쓰면 언뜻 양자회담의 양자(兩者)나 입양한 양자(養子)가 우선 떠오른다. 일본 서적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우리 한자음 ‘양자’로 기억하는 일본 물리학 용어에도 양자(陽子)가 있다. 이는 수소원자의 핵인 프로톤(proton)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양성자(陽性子), 중국에서는 질자(質子)라고 한다. 양자역학의 양자는 퀀텀(quantum)의 번역어인 ‘量子’다. 한·중·일 모두 같은 한자 표기를 쓴다. 자연의 원리 설명하는 궁극의 이론양자역학은 1900년 독일의 막스 플랑크에 의해 시작됐다. 플랑크가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하자 그의 지도교수는 이제 물리학은 거의 완성된 학문이라 앞으로 별로 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온도가 올라갈수록 금속이 처음에는 붉게 빛나다가, 노랗게 그리고 하얗게 변하는 흑체복사 현상을 이전의 고전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플랑크는 빛이 가진

  • 디지털 이코노미

    디지털 발달로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해 쓸 가능성 커요

    산업혁명 이전 경제적 교환의 대다 수는 개인 간 거래였다. 알프레드 챈들러의 저서 《보이는 손》에 묘사 된 바와 같이 18세기 후반 경제를 지배하는 주체는 일반 상인이었으 며, 수공업자와 장인들의 작은 점 포에서 소량의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 산업혁명은 인 류의 경제활동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놨다. 대량 생산과 대량 분배를 가능하게 했고 이는 오늘날과 같은 대기업 출현의 기반이 됐다. 흥미로 운 점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 200 년이 조금 넘은 오늘날 다시 과거의 개인 간 거래 방식이 활발해지고 있 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이를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라고 이 름 붙였다.공유경제의 정의공유경제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룬 순다라라잔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그의 저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유경제》를 통해 공유경제를 다섯 가지의 특징을 지닌 경제 체제로 설명한다. 공유경제는 제품의 교환 및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촉진하여 더 높은 수준의 경제활동을 야기하고, 모든 자원이 가능한 한 낭비 없이 완벽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징을 지닌다. 에이비앤비와 같이 비어 있는 침실을 여행자에게 제공하거나 리프트나 우버와 같이 자동차를 보유한 개인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자동차를 필요로 하는 개인에게 빌려주는 서비스가 이에 해당한다.또한 이런 교환활동이 기업이나 국가와 같이 중앙집권화된 조직을 매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개인이 직접 자본과 노동력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중앙집권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