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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끓는점 차이 이용해 원유를 LPG·휘발유·경유 등으로 분리

    화학공학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석유는 언제쯤 고갈될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8년 원유의 가채연수(확인 매장량을 현재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값으로 앞으로 채굴 가능한 기간을 의미)는 50년인데, 30년 전에 예상한 가채연수는 43년이었다. 매년 엄청난 양의 석유가 사용되지만, 매장량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량의 간단한 정의는 '불확실성 없이 검증된 기술로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시추로 확인했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힘든 경우 '발견 잠재 자원량'이라고 하며, 석유가 있을 가능성은있지만 시추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를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다.두 자원량은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 또는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매장량으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석유자원 개발 회사가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채연수는 40~50년으로 유지돼 왔다. 석유란 무엇일까석유(petroleum)는 암석을 뜻하는 그리스어 petro와 기름을 뜻하는 라틴어 oleum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고 하며, 이를 증류와 같은 정유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을 석유제품이라고 한다. 석유는 탄소 87~83%, 수소 14~10%, 질소 2.0~0.1%, 산소 1.5~0.05%, 황 6~0.05%, 금속(바나듐, 니켈, 철 등) 1000ppm 이하 질량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석유는 액체이므로 수송 및 사용이 용이하고 열량이 높고 불순물이 적어 완전연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정유산업: 끓는점 차이로 제품을 나누다정유산업은 정육점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정육점에서는 도축된 소를 뼈와 근육을 기준으로 안심, 등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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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션'처럼 우주기지에서 감자를 기를 수 있을까

    우리는 우주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위성이 보내주는 GPS(위치추적기)를 통해 자동차 네비게이션에서 목적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인공위성을 넘어 가까운 시일에 일반인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짧은 기간의 우주여행을 위해 필요한 식량은 우주식품으로 가능하지만 수개월 이상 장기간 우주비행사가 우주기지에 체류할 때는 현지에서 식량을 조달해야 한다. 필요한 많은 양의 식량을 우주선에 싣고 가기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우주에서 식물을 재배해서 식량을 조달해야 하는데, 과연 우주기지에서 식물을 재배할수 있을까.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빛, 이산화탄소, 물을 이용해서 광합성을 해야 한다. 광합성을 위해서 적정한 온도도 중요하다. 달, 화성 등 위성과 행성은 일교차가 심하고 온도가 영상 50도 이상이나 영하 100도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 아직까지 우주 행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여러 가지 우주환경을 고려할 때 행성에서 직접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마션(The Martian)’처럼 우주기지 내에서는 식물을 재배할 수 있겠지만 물이 가장 문제가 될 것이다. 선진 우주연구소에서는 우주기지에 어떤 식물이 가장 적합한지 연구하고 있다. 여기서는 우주기지에서 식물 재배와 관련한 우주과학 공상 영화 ‘마션’과 인공 생태계 ‘바이오스피어2(Biospehere2)’에 대해서 알아본다. 영화 ‘마션’ 감독이 고구마를 알았더라면영화 ‘마션’은 화성 탐사에 참여한 우주비행사가 홀로 우주기지에 낙오했다가 생존하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식량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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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효과' 활용한 코로나19 확산 시뮬레이션 모델…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의 효과 과학적으로 증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강타했다. 감염자 수는 한 해가 지난 지금도 줄어들지 않고 여전하다. 감염성 질병은 어떻게 전파되는가? 질병이 감염되고 확산되어 가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전파되는 것이나 뉴런 사이에서 정보가 퍼져나가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현상이다. 이들 현상을 하나의 모형으로 만드는 데는 2020년 현재 (1)미분방정식 방법을 사용하거나 (2)복잡계에 기반해서 대용량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둘 다 응용수학의 한 갈래인데, 시뮬레이션(시늉내기, 전산모사)을 진행할 때 어디에 초점을 두는가 하는 점이 다르다.  미분방정식을 활용한 질병전파 모델미분방정식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는 사회 구성원을 하나의 큰 떼(무리, 덩어리)로 본다. 주로 ‘S-(E)-I-R 모형’을 활용하는데, SEIR는 (정상인)감염 대상군(Suspectible), 질병 노출(Exposed), 감염(Infectious), 회복(Removed)의 영어 단어 앞 글자를 따온 말이다. 미분방정식을 쓴다는 것은 욕조에 물을 채우는 상황에 비유될 수 있다. 감염인구 무리를 하나의 욕조라고 한다면, 여기에 물을 채우는 수도꼭지는 감염률이 된다. 이들 수도꼭지를 열고 닫는 것은 질병의 특징으로서 전염 강도 및 감염인구와 비감염인구의 접촉 수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물을 빼는 배수꼭지는 회복률로 비유된다. 이 S-I-R 모형은 1927년 영국 생화학자 W O 커맥과 병리학자 A G 매켄드릭이 질병 유행의 초기 조건과 확산 정도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처음 제안됐다.S-E-I-R 모형은 S와 I 사이에 접촉군 단계 (E)를 추가한 모형이다. 즉 잠복기가 고려되어 있다. 인구 떼(무리)의 상태를 늘림으로써 다양한 모형을 만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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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시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던 황홀한 오로라…지구 대기를 교란시켜 통신과 GPS에 영향 주기도

    옛날 옛적 멀고 먼 나라에 살던 왕과 왕비가 오랜 기다림 끝에 공주를 얻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마법사가 공주에게 물레에 찔려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마법을 걸었으나 착한 마법사의 도움으로 죽음 대신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이야기는 그림 동화로 디즈니 만화영화로도 제작된 '잠자는 숲속의 공주'다. 공주의 이름은 바로 오로라, 로마신화에서 새벽의 여신이다. 하늘을 가로질러 너울거리는 빛의 향연일생에 한 번은 보고 싶다는 자연 현상인 오로라도 이 새벽 여신의 이름을 따랐다. 하늘을 가로질러 너울거리는 빛의 향연을 보기 위해 세계 사람들이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모인다. 운이 좋으면 도착한 당일에도 볼 수 있지만, 며칠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하는 신비한 ‘초록 커튼’은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는 지금, 우리는 언제쯤 오로라를 볼 수 있을까? 오로라는 초록색일까오로라는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하전입자(전하를 띤 입자)가 자기력선을 따라 지구 대기로 들어오면서 대기 성분과 부딪쳐 빛을 방출하는 일종의 방전 현상이다. 오로라가 발생하는 지구 고층 대기는 주로 산소 원자와 질소 분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이 전자와 충돌해 들뜨게 되고 다시 바닥 상태로 천이하면서 방출하는 빛이 바로 오로라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는 전자는 질소 분자를 이온화하며 지상에서 약 90㎞ 상공까지 떨어지는데 이곳이 오로라의 끝자락이다. 산소 원자는 에너지 준위에 따라 붉은색과 초록색 빛을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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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양념 개발'이 화학이면 '조리실 건설·운영'이 화학공학

    영화나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조화가 잘 이루어질 때 '케미가 맞는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케미라는 말은 '화학적 성질', '화학반응'이라는 뜻을 가진 chemistry에서 유래되었다. 어떤 사람 혹은 어느 분야와 케미가 잘 맞는지 알기 위해서는 관심을 두고 대상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화학과와 화학공학과 중에 어느 분야와 케미가 잘 맞을지 살펴보자. 어떤 과목을 배울까화학과에서는 물질의 작은 단위에서 일어나는 화학 변화 및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기초학문을 배운다. 반면 화학공학과는 화학뿐만 아니라 수학, 물리, 생명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응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화학과에서는 유기화학, 무기화학, 생화학, 고분자화학, 물리화학, 분석화학, 계산화학 등 다양한 화학과목을 배운다. 유기물, 무기물, 고분자와 같이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다 보니 그 물질을 다루는 화학과목도 다양하다. 화학공학과에서도 화학 혹은 화학적인 현상에 대해 많이 배울 것 같지만, 실제로 화학적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다. 화학공학과에서는 열역학, 유체역학, 반응공학, 열전달, 물질전달과 같은 학문을 배우며, 화학적인 현상보다 물리적인 현상을 더 많이 다루게 된다. 고등학교 때 화학을 좋아해서 화학공학과에 입학한 학생 중 일부는 화학보다 물리와 수학을 더 많이 접하게 되어 일명 ‘멘탈붕괴’에 빠지기도 한다. 오해와 진실화학공학이라는 단어는 화학(chemical)과 공학(engineering)이라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종속합성어인 ‘황소개구리’에서 황소보다 개구리가 주요한 의미를 담고 있듯이 화학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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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종 복원이나 식물 대량생산에 유용한 식물조직배양기술

    우리는 식물의 고마움 덕분으로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식물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동화작용(광합성)으로 산소, 식량, 의약품 그리고 종이, 의류 등 각종 산업소재를 생산한다. 그래서 식물을 최고의 공장(plant)이라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과다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식물을 비롯한 생물종이 위협받고 있어, 유엔(UN)은 1993년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해 생물종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생물종은 계속 감소하거나 멸종하고 있다. 식물조직배양기술은 기후위기 시대 멸종위기식물을 복원하거나 농작물을 대량 번식할 뿐 아니라 식물이 생산하는 유용 소재를 배양기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식물조직세포는 적정 배양 환경에서 완전한 모(원래)식물체로 재생될 수 있는 잠재력인 ‘분화전능성 또는 전체형성능력(totipotency)’을 가지고 있다. 식물의 분화전능을 활용한 식물세포·조직배양기술로 생산되는 제품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조직(세포)배양에 의한 유용식물의 대량 번식과 유용물질의 대량 생산 사례와 조직배양기술의 전망을 소개한다. 조직배양으로 식물체 대량 복제우리는 무균 조건의 적절한 배양 환경에서 유용한 식물체를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식물체를 생산하는 방법에는 식물의 생장점에서 ‘체세포배(somatic embryo)’를 유도해 재분화하는 ‘체세포배발생(embryogenesis)’과 식물 줄기, 잎, 뿌리 등 절편을 이용하는 ‘기관형성(organogenesis)’이 있다.아름다운 심비디움(양난의 일종), 백합, 거베라 등 많은 화훼류가 조직배양기술로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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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의 3.5%는 염분…무게로 환산하면 5조t

    약 42억 년 전에 지구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바다는 육지와 해저에서 이온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 현재와 같은 염분을 지닌 바닷물을 가지게 되었다. 바닷물은 평균 3.5%의 염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무게로 환산하면 약 5000조㎏(5조t)으로 바닷물이 모두 말라 붙어버린다면 지구는 약 45m 두께의 소금으로 덮이게 될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해수의 염분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490-430BC)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384-322BC)를 거쳐 로마의 세네카(Lucius Seneca, 3BC-65AD)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염분비 일정의 법칙 확립해수의 염분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는 1674년 영국의 저명한 화학자 보일(Boyle, 1627~1691)에 의해 수행되었는데, 그는 자신의 수행 결과를 《바다의 염분에 대한 관찰과 실험》이라는 책으로 출판하였다. 보일은 영국 해협 표층 해수의 염분 변화에 대한 상당한 데이터를 측정하고 이를 축적하였다. 또한 직접 증발을 통해 남은 고체 성분으로 염분을 추정했지만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밀도를 염분의 지표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후 한 세기 동안 염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하다가 18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야 라부와지에(Lavoisier, 1743~1794)와 게이-뤼삭(Gay-Lussac, 1778~1850) 등에 의해 다시 증발과 적정법 등의 방법으로 염분 측정이 활발하게 수행되기 시작하였다.염분(salinity)이라는 개념은 1865년 덴마크의 화학자 포츠해머(Forchhammer, 1794~1865)에 의해 최초로 도입되었다. 포츠해머는 해수에 녹아 있는 모든 원소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염소, 황산, 마그네시아, 석회, 칼륨 및 소다와 같은 주요 염류를 정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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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저 프린터, 레이저 수술, 레이저 무기 등 널리 쓰이는 레이저…빛을 증폭시켜 얻은 직진성과 높은 에너지를 활용

    '레이저'라는 용어를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레이저 포인터, 레이저 프린터, 레이저 마우스 등 간단 생활 도구에서 시작해 계산대에서 사용하는 바코드 스캐너, 안과·피부과 등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레이저 치료 도구, 대형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현란한 레이저 쇼, 사무실에서 종이류를 절단하는 레이저 커터, 철을 정교하게 자르는 공업용 레이저 절단기, 날아다니는 드론도 떨어뜨리는 레지날아다니는 드론도 떨어뜨리는 레이저 무기 등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곳에서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레이저가 무엇이기에,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을까. 레이저 원리는 빛의 유도 방출레이저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모든 물질은 특정한 에너지 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질은 어느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에너지 상태로 이동이 가능한데, 두 상태의 에너지 차이만큼 에너지를 외부로부터 흡수하거나 외부로 방출하게 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방법 중 하나가 빛이다. 빛은 파동이면서 입자로서 광자(빛 입자라는 뜻)라고 불리는데, 광자 하나는 빛의 진동수에 비례하는 에너지를 갖는다(E=hf). 외부에서 쪼여지는 빛의 에너지가 물질의 에너지 상태 차이와 같으면, 물질은 바닥 상태에서 들뜬 상태로 이동이 일어나며 빛을 흡수하게 된다(그림 1(가)). 반대로 들뜬 상태에 있는 물질은 저절로 바닥 상태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두 상태의 에너지 차이만큼의 빛을 방출하게 된다(그림 1(나)).아주 특별한 경우로 물질이 들뜬 상태에 있을 때 외부의 빛이 물질에 쪼여지면, 물질은 바닥 상태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