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
UAE '화성 행복도시' 발표
2117년까지 미국시카고 규모 계획
스페이스X, 2020년 탐사로켓 "2060년까지 화성 식민지 건설"
인류가 지구 바깥의 천체 중 유일하게 발을 내디딘 곳은 달이다. 인류가 향할 다음 목적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화성이다.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1.5배 멀고 평균온도가 영하 63도로 매우 추운 곳이다. 대기 중 96%가 이산화탄소라서 숨 쉬는 건 불가능하다. ‘붉은 별’로 불리는 화성은 인류의 유력한 이주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스페이스X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가 2024년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고 80일 만에 화성에 도착하는 우주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이후 화성 탐사 계획과 연구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UAE '화성 행복도시' 발표
2117년까지 미국시카고 규모 계획
스페이스X, 2020년 탐사로켓 "2060년까지 화성 식민지 건설"
◆2117년 화성에 행복도시
최근 가장 야심에 찬 화성 개발 계획을 밝힌 건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다. UAE는 2117년까지 화성에 미국 시카고 크기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화성 개발 계획을 이달 초 내놨다. UAE 정부는 ‘행복 도시’로 명명된 화성 도시 건설에는 젊은이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학에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교육 과정도 개편하겠다는 구체적 이행방안도 내놨다. 2014년에서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비슷한 UAE 우주청을 설립했지만 2021년까지 아랍권 최초로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화성이 태양계 내 식민지로 손꼽히는 유력한 이유는 지구와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가 24시간40분으로 지구와 비슷하고 1년이 687일로 지구보다 길지만 사계절이 있다. 해가 들면 최고 온도가 지구 여름 날씨인 30도까지 올라간다. 화성에 물이 있다는 증거도 점점 드러나고 있다. 극지방에선 얼음이, 일부 지역에선 과거에 물이 흐른 흔적이 발견된 데 이어 2015년에는 화성정찰궤도선(MRO)이 지표면을 흐르는 소금물 자취까지 발견했다.
◆2021년 화성 착륙지 세 곳 선정
스페이스X는 지난 17일 화성 탐사용 팰컨 헤비 로켓 개발이 늦어지면서 첫 탐사선 발사 일정을 예정보다 2년 늦은 2020년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2060년까지 화성 식민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NASA는 2020년 차세대 로버(자율주행탐사로봇)를 착륙시킬 후보지 세 곳을 발표했다. 화성에서 활동하는 탐사로봇은 2004년 발사된 오퍼튜니티와 2012년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다. 오퍼튜니티는 인류가 우주에 보낸 탐사로봇 가운데 가장 긴 거리인 43.79㎞를 이동하며 생명체 존재와 대기 정보를 모아 보냈다. NASA는 차세대 로버인 마스2020이 2021년 착륙할 후보지로 한때 호수가 있던 구덩이와 40억년 전 분출이 있었던 화산, 온천 등 세 곳을 뽑았다. 화성 탐사로봇 선배들이 물과 무기물의 흔적을 발견한 지역이다.
물론 화성이 꼭 살 만한 곳은 아니다. MRO는 화성 표면에서 2008~2014년 충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운석 충돌 자국을 발견했다. 지구를 대멸종에 이르게 한 소행성과 운석 충돌 가능성이 지금도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지구에서도 화성 연구
지구에도 화성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곳이 있다. 적도 부근에 있는 나미비아사막은 그리 머지않은 과거에 호수와 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지역에 있는 모래 언덕에선 과거 활발한 물의 움직임을 증명하는 줄무늬 흔적이 발견된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화성 지표면에서 나미비아사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무늬와 비슷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소개했다. 이는 머지않은 과거에 화성에서도 나미비아 사막처럼 물이 흘렀다는 유력한 흔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선 지난달부터 과학자 6명이 격리된 시설에 머물며 화성 체험에 들어갔다. 이들은 앞으로 8개월간 아파트 한 채 넓이에 불과한 공간에서 먹고 자며 장시간 격리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을 한다. NASA는 화성까지의 여행에 최소 3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