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주목할 과학계 도전들

중국, 달에서 샘플 채취
태양계 9번째 행성 등 관심
블랙홀의 비밀,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이 풀까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이르면 새해 상반기 하이난 원창 우주기지에서 무인 달탐사선 창어 5호를 발사한다. 이 탐사선에는 달에서 2㎏ 안팎의 샘플을 가져오는 임무가 주어졌다. 달에서 직접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건 1976년 8월 옛 소련의 달탐사선 루나 24호 이후 41년 만이다. 창어 5호가 샘플을 가지고 돌아오는 데 성공하면 한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달 형성과 진화 과정 규명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9개 대형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은 내년 4월 세계 최초로 밀키웨이(은하수)에 있는 블랙홀(이미지)을 직접 촬영하는 프로젝트에 나선다. 중력이 강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는 물질과 빛이 안으로만 들어가며 밖으로 탈출할 수 없는 구형의 경계면이 있다. ‘사건의 지평선’이다. 이 연구에 성공하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실험하고 블랙홀의 활동을 설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이 뽑은 2017년 주목할 과학계의 도전이다.

인류 최초의 화성탐사선 카시니호도 새해 중요한 마지막 임무 수행을 앞두고 있다. 1997년 지구를 떠난 카시니호는 내년 9월 토성 고리 안쪽으로 진입을 시작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토성의 대기 성분에 대한 값진 정보를 보내올 예정이다.

태양계 9번째 행성 존재 여부도 내년 하반기면 확인될 전망이다. 미국 연구진은 지난 1월 한때 태양계 행성으로 분류됐던 명왕성 너머에 새로운 9번째 행성이 존재한다고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해왕성 궤도 바깥의 천체 밀집 지역인 ‘카이퍼 벨트’에 9번째 행성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12월이면 세계에서 가장 넓은 해양 보호구역도 탄생한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는 지난 10월 호주 호바트에서 회의를 열고 남극 로스해 일대 157만㎢를 해양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맞춤형 아기’ ‘맞춤형 작물’ 시대를 열 유전자 편집 기술을 둘러싼 특허전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UC버클리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세운 브로드연구소를 상대로 동식물 유전자(DNA)를 원하는 대로 잘라붙이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둘러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각자 자신에게 특허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컴퓨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실험도 예정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 등이 개발한 방식보다 훨씬 발전한 위상적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양자컴퓨터 시장을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