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예술적 감각으로 상품의 효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학문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나의 대학전공 ⑭- 산업디자인 학과
디자이너(Designer)는 꿈을 현실에서 그려내는 사람들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무엇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애쓰는 프런티어들이다.

그래서 미국의 유명한 공대에서는 대학 신입생 과정에서 디자인을 배우게 한다.

공대생이라면 디자인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공계의 핵심 정신인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발상과 표현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시각디자인 패션디자인 예술디자인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전제품이나 가구 자동차 등 일상생활에 쓰는 물품을 디자인하는 산업디자인 분야는 산업사회에서 꽃이라 할 수 있다.

산업디자이너들은 대량 생산되는 산업 제품의 기본 개념을 구상하고 최종적으로 상품이 나오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계속 심어넣는 조련사, 보육사의 역할을 한다.

제품의 효용 가치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이다.

소비자의 상품구매 패턴 조사에서 분석된 자료를 살펴보면 산업디자인이 기업경쟁력에서 미치는 비중이 날로 커짐을 알 수 있다.

젊은층의 상품 구매 요인을 해석한 자료를 보면 20대는 디자인을, 30대는 품질을 가장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층이 수입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디자인이 좋기 때문이라는 설문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되면서 하드웨어의 외형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인터페이스 설계에 이르기까지 디자이너가 맡고 있다.

이른바 웹 디자이너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디자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구동시켜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디자인의 극치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 디자인을 이공계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디자인 분야의 특수성과 기능성 다양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을 알아야 제대로 된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반영하듯 KAIST 등 일부 대학에서는 이공계에 산업디자인학과를 설치하고 있다.

서울대와 홍익대의 경우 미술대학에 설치돼 있다.

⊙ 학과 개요

산업디자인은 오케스트라라고 정의한 그로피우스의 말처럼 산업디자인 교육은 탁월한 조형 능력과 기술적 해결 능력을 겸비하는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이다.

산업디자인학과는 제품의 자질과 기능 형태 색채 편이성 등 인간적인 요소를 제품에 어떻게 심는가를 배우는 학과다.

그래서 인간의 정신적 물리적 욕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켜가는 과정을 배우게 된다.

산업디자인 학과에서는 무엇보다 실기 교육이 우선된다.

열심히 스케치하고 데생하며 물품의 성질을 파악하는 능력이 디자이너에게는 우선이다.

물론 컴퓨터 소프트웨어도 잘 알아야 한다.

모든 작업이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반에 따른 웹 디자인 영역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 뭘 배우나

산업디자인학과는 우선 디자인 일반에 대해 기초적인 지식을 쌓은 뒤 다양한 실기수업과 미학이론 조형감각을 균형있게 공부한다.

공부하는 영역이 미술과 기술 인문학 등 폭이 넓어 전형적인 통합 학문 분야라고 부른다.

기초과정에서는 과학,공학,인문사회 분야의 기초 과목과 디자인 기초 교과목을 이수하면서 조형원리와 시각 언어를 배우게 된다.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통합적 능력을 학습한다. 상위 과정에서는 다양한 표현능력을 기르는 제품 디자인의 내용을 학습한다.

조형 능력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인 디자인 이론 및 조형언어(visual language)를 배우는 평면 디자인,입체적인 조형능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입체 디자인 과목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3D영화를 만드는 3D그래픽스 등도 산업디자인에서 배우는 과목이다.

신제품의 아이디어 개발에서부터 최종 생산단계에까지 일련의 디자인 문제 해결과정과 방법을 배우는 제품디자인공학,컴퓨터 그래픽 활용 과정으로 창의적 이미지 작성 및 활용을 학습하는 디지털 디자인 그래픽스 (digital design graphics) 등도 주요 과목이다.

이 밖에 공간디자인과 웹 디자인,다양화 · 복잡화되는 멀티미디어 분야의 디자인 및 인간의 신체적 특성,생체역학적 특성,정보처리특성,감각 특성 등에 대한 개괄적인 인간공학적 지식을 배우는 과목이 개설돼 있다.

물론 실기가 필수적이어서 디자인 실습 과목도 병행된다.

⊙ 진로 및 적성

산업디자인은 디자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업계나 가전제품 회사의 제품 디자이너로 많이 진출한다.

포장 및 웹 디자이너의 수요도 많아 이 분야로도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게임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컴퓨터 게임 개발자로도 활약할 수 있다.

자신의 독특한 색채와 디자인으로 회사를 창업하는 졸업생도 있다.

산업디자인을 하면서 공예 등 예술 분야로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산업디자인은 조형예술과 과학기술 인문학의 모든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 종합 학문 분야이다.

따라서 다양한 방면에의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주변을 잘 관찰하고 사물의 구조나 모양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사회적인 현상들과 첨단 기술에 관심을 열어두어야 하며 예술적인 감각을 익히기 위해 감수성도 풍부해야 한다.

따라서 주변 학문에 대해 고른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표현력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손재주가 뛰어나고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면 산업디자인에 꼭 맞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응용 능력도 좋아야 함은 물론이다.

미래산업은 좋은 기술만으로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감성적 이해가 뒤따라야함은 물론이다.

산업디자인은 이런 차원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가장 주도적인 학문 분야라 할 수 있다.

이 학과의 장래성은 그래서 아주 밝은 편이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