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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글로벌 M&A, 올들어 벌써 4조달러 '역대급 기록'

    올해 세계에서 이뤄진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4조달러(약 46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경제가 얼어붙기 이전인 2019년 거래액마저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 거래액은 8월 기준으로 3조9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1~8월)보다 두 배 이상 많을 뿐 아니라 2019년의 2조60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총거래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4조3000억달러를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저금리 기조 덕분에 기업들의 차입금 부담이 낮은 데다 주가 급등세 등이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M&A 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에 실탄이 넘쳐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여름 휴가철인 8월은 통상 M&A 거래가 잠잠한 시기지만 올해는 달랐다. 금융정보기업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세계적으로 5000억달러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289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에도 8월엔 거래 성사 규모가 2750억달러에 불과했다.M&A 거래 건수는 현재까지 4만 건에 이른다. 대부분 수백억달러 이상인 대규모 거래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항공기 리스 사업부를 아일랜드의 경쟁사인 에어캡에 300억달러에 매각한 거래와 310억 달러로 전망되는 미국 최대 철도기업 캔자스시티서던 인수를 둘러싼 캐나다 철도기업 간 인수전 등이 대표적이다.전체 산업 가운데 M&A 거래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테크산업으로 21.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6%에서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최초의 국제금융그룹, 로스차일드

    1815년 6월 18일, 벨기에 브뤼셀 근교의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의 프랑스군과 웰링턴 장군의 영국군이 최후의 일전에 돌입했다. 같은 날 런던증권거래소에서는 무수한 투자자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국군이 이기면 투자한 영국 국채로 돈방석에 앉지만, 지면 깡통을 찰 수도 있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이날 저녁이 되자 나폴레옹의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자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파견한 정보원이 브뤼셀로 달려가 배를 갈아타고 영국해협을 건넜다. 이튿날 새벽, 영국 포크스턴 해변에 도착해 직접 부두로 나온 네이선 로스차일드에게 편지 한 통을 전했다. 그는 봉투를 뜯어 훑어본 뒤 런던증권거래소로 달려갔다.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이윽고 네이선이 눈짓을 하자 그의 거래원들이 영국 국채를 팔아치웠다. 이 모습을 본 투자자들도 너도나도 팔자고 나섰다. 몇 시간 뒤 국채는 액면가의 5%도 안 되는 휴짓조각으로 변해 있었다. 이를 태연히 지켜보던 네이선이 눈짓을 하자, 거래원들이 반대로 국채를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웰링턴 장군의 특사가 승전보를 갖고 런던에 당도한 것은 이틀 뒤였다. 네이선은 그사이에 영국 국채로 20배의 차익을 챙겼다.네이선의 일화는 프랑스 작가 발자크가 처음 언급한 뒤 로스차일드 가문이 세계경제를 좌우한다는 음모론의 소재가 되었다. 전쟁이 벌어질 때마다 그 배후에 로스차일드 가문이 있었고, 가문의 총재산이 무려 6경원에 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주무르며 비밀결사인 프리메이슨의 일원이라는 음모론이 지금도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골동품상에서 최초의 국제금융그룹으로로스차일드는 ‘붉은 방패(rot schild)&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