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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대출을 줄이려는 이유는 가계부채가 걱정되기 때문이죠

    개인, 가정, 기업은 금융시장을 통해 필요한 돈을 구합니다. 개인이 살다보면, 기업이 장사하다 보면 많은 돈이 필요할 때가 생기기 마련이죠. 경제 주체들은 다양한 이유로 돈의 비용, 즉 이자를 내고라도 목돈을 구하려 합니다. 이 돈으로 집을 사기도 하고, 새로운 투자를 하기도 하지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쓰는 것을 대출이라고 하고, 금융사에 돈을 맡기는 것을 저축이라고 하죠.이 기사는 금융사가 개인과 가계를 대상으로 대출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면서 나타난 후유증과 불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융사가 대출을 중단하자 난리가 났습니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과 돈줄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당국의 관심이 어긋나면서 발생한 갈등인 것만은 분명합니다.개인에 대한 대출을 줄이겠다는 금융당국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빚이 너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이죠. 개인을 비롯한 가정이 진 가계 부채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8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경제 주체 중 하나인 가계의 빚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금융당국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많은 빚을 짊어지고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에게 감당하지 못할 빚이 있다면 여러분의 몸과 마음, 생활이 망가지듯이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금융당국이 대출을 줄이는 방법은 많습니다. 아파트를 살 때 빌릴 수 있는 대출 액수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만일 1억원이 더 필요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려 해도 은행이 대출을 조금만 해 주는 거죠. 부동산을 담보로 제시해도 대출해 줄 수 있는 한도를 줄이는 겁니다. 은행 등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은 은행에 지시해서 한도를 줄이라고 명령할 수 있습

  • 숫자로 읽는 세상

    기업의 흥망성쇠를 정하는 건 소비자 여러분이죠

    LG전자가 오는 7월 31일부터 휴대폰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가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때가 1995년이니까, 사업 철수는 26년 만이네요. 26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수명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팬택이라는 휴대폰 제조회사를 기억하시나요? 한때 삼성, LG와 경쟁했던 회사입니다. 그러나 팬택은 삼성과 LG의 ‘슈퍼파워’를 견디지 못하고 2015년 매각되고 말았습니다. 1991년 설립된 지 24년 만이었지요. LG폰이 지금 그 뒤를 따르고 있으니 LG폰 가족들의 기분이 어떨까요?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위 기사와도 관련돼 있는데요, 우리는 두 가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기업이라고 다 잘나가는 건 아니라는 점이죠.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도 시장에선 한가롭게 지낼 수 없습니다. 대기업도 졸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지요. LG폰을 퇴출시킨 것은 누구일까요? 바로 소비자인 여러분입니다. 아무리 규모가 큰 대기업이라고 해도 소비자인 여러분이 구매해주지 않으면 생명을 이어갈 방법이 없습니다. LG폰의 퇴출은 여러분이 구매해주지 않은 결과이지요. 삼성과 애플이 건재한 이유는? 맞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기 때문인 것이죠. 삼성과 애플은 가능한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킨 대가로 건재하다는 말이죠. 삼성과 애플은 자국 소비자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들을 만족시킨 결과 초대형 기업이 된 것입니다.위 기사로 돌아가 봅시다. 기사의 주제는 ‘글로벌 500대 기업’ 수에서 중국과 일본 기업이 늘었고, 한국은 줄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다른 대기업이 한국 대기업들을 밀어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글로벌 시장

  • 숫자로 읽는 세상

    시멘트가 부족하다는 신호, 가격으로 나타나지요

    생글 독자들이 시멘트 동향에 관심을 둘 이유는 없습니다만, 이 기사에는 재미난 경제 작동원리가 들어 있습니다. 레미콘 차량이 전국 시멘트 공장 앞에 줄을 서고 있다는 묘사는 경제적 흥미를 자아냅니다. 레미콘 차량들은 시멘트를 달라고 합니다. 시멘트를 보내달라는 전화도 빈번하게 울린다고 합니다.시멘트 파동은 갑작스러운 수급 불균형 때문에 빚어진 듯합니다. 수급 불균형이란 수요와 공급이 어떤 이유로 어긋나 있다는 경제 신호입니다. 이 신호는 가격으로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시멘트 수요는 갑작스럽게 폭발했는데 공급이 못 따라가면 가격이 치솟습니다. 가격 인상은 금방 전국으로 퍼집니다. 가격만큼 정확한 신호도 없답니다. 가격은 시멘트 공장으로 하여금 더 많이 생산하라고 경쟁을 부추깁니다.이 기사에 따르면 시멘트 수요가 급증한 원인이 두 가지랍니다. 하나는 지난 겨울 비교적 따뜻한 기온이 유지되면서 공사가 다른 때보다 많아졌다는 것이죠. 원래 1~2월은 공사 비수기인데 올 1~2월은 달랐다는 겁니다. 둘째는 이런 와중에 시멘트 생산업체들이 생산설비를 보수하면서 생산량이 더 줄었다는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까요? 수요는 늘었는데 공급은 줄었으니 “시멘트 좀 달라”는 아우성이 울려퍼지는 것은 당연하겠습니다.불균형은 시장이 해결할 겁니다. 시장은 정부의 개입 없이도 어긋난 불균형을 바로잡을 겁니다. 가격이 이미 신호를 보냈으니, 시멘트 생산업체들은 높은 가격에 자극받아서 서둘러 생산량을 늘릴 겁니다.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겠지요. 칭찬은 코끼리를 춤추게 한다지만 높은 가격은 기업을 춤추게 합니다. 생산을 늘리면 곧 가격은

  • 숫자로 읽는 세상

    쿠팡이 왜 한국이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을까요?

    몇 개 용어를 먼저 알아볼까요? 뉴욕증권거래소는 미국을 대표하는 증권거래소입니다. 1817년 뉴욕 증권거래위원회로 등장했고 1963년 현재의 명칭을 갖게 됐습니다. 한국거래소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거래소는 주식과 채권을 사고파는 곳입니다. 기업들은 주식을 처음 공개할 때 거래소를 이용합니다. 거래소에 기업을 공개해 자본을 유치하는 것을 상장이라고 합니다.공모가는 ‘처음 공개하는 기업의 주당 가격을 얼마로 시작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공모가는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 가치, 실적, 미래 가치 등을 감안해 결정됩니다. 쿠팡은 기업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1억3000만 주를 새로 발행했는데, 주당 35달러로 평가받은 겁니다. 쿠팡이 제시한 32~34달러보다 높게 평가된 겁니다. 좋은 기업이라는 뜻이죠.이날 쿠팡은 630억달러(약 72조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됐습니다. 주당 35달러를 총 주식 수(기존 주식+신규 발행 주식)로 곱한 금액입니다. 이것을 시가총액이라고 합니다. 시가총액 순위에서 쿠팡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는 것은 ‘대박 뉴스’입니다. 이날 신규 발행한 주식을 통해 5조170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기업은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투자자는 왜 주식을 살까요? 기업이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쿠팡은 왜 한국거래소가 아니라 뉴욕증권거래소로 갔을까요? 이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첫째 이유로는 상장 규제가 꼽힙니다. 미국 뉴욕시장은 적자 기업이어도 상장을 받아줍니다. 테슬라가 대표적인 곳이죠. 테슬라는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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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주식을 한국에서 매매할 수 있다는 것: 신뢰와 개방성 덕분이죠

    우리는 해외 주식을 한국에서 사고 팔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두 가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하나는 매매를 이어줄 수 있는 온라인 결제시스템입니다. 다른 하나는 두 나라 사이의 매매를 가능케 하는 신뢰, 약속, 개방 시스템입니다. 전자는 하드웨어, 후자는 소프트웨어인 셈입니다. 국가 간 거래는 하드와 소프트 웨어 위에서 이뤄지는 것이지요.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자유롭지 못한 국가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개방적인 국가입니다만 북한과 같은 나라는 문을 닫고 살기 때문에 교환과 거래가 원활하지 않습니다.이 기사는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많이 매매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막대 그래프 높이를 보면 당장 알 수 있습니다. 주식 거래액이 3개월 사이에 크게 늘었습니다. 수치는 윗 기사를 참고하시고요. 우리 투자자들은 테슬라라는 미국 기업의 주식을 좋아하는군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매수를 늘린 것이지요. 테슬라는 주식 발행수와 현재 가격을 곱한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웃돕니다.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들어보셨는지요. 바로 이 회사 창업자입니다. 우주 여행 사업을 꿈꾸고, 우주선 로켓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상용화 하려는 기업가입니다. 운전자 없이 운행하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초기 자동차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우습게 여겼지만 지금 많은 소비자들이 테슬라 차를 찾고 있습니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싼 값에 내놓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던 것처럼, 초기 전기자동차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