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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공기로부터 쌀과 빵을 생산한 기술 '암모니아 합성'

    원유를 끓는점 차이로 분리·정제해 나프타, 휘발유, 경유, 등유, 아스팔트 등을 생산하는 것이 정유산업이라면, 정유산업에서 나온 나프타 또는 천연가스를 가지고 다양한 물성(물질의 성질)의 재료를 만드는 분야가 석유화학산업이다.  우리 소지품의 70% 이상이 석유화학 관련 제품이지만, 우리에게 석유화학산업은 낯선 느낌이다. 석유화학산업의 사업 범위가 넓고, 우리와 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명확한 이미지를 그리기 힘들 수 있다. 우리 삶에 가까이 있지만 멀게 느껴지는 석유화학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새로운 재료를 만들다정유산업에서 끓는점 100도 이하인 탄화수소 혼합물을 모아 경질나프타를 생산하며, 보통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로 사용한다. 석유화학산업에서 탄소 개수가 2~5개인 경질나프타를 높은 온도(800~850도)에서 열분해해 수소 및 탄소 개수가 1~10개 이상까지 다양한 성분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열분해 생성물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중질유분 등이 있다. 혼합물을 정제해 각각 99% 이상의 순수한 물질(단량체·monomer)을 얻으며, 레고처럼 이들을 같은 혹은 다른 성분들과 조립해 더 분자량이 큰 물질(고분자·polymer)을 합성한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등 이렇게 합성한 고분자들은 쌀 알갱이 형태로 다른 회사에 납품되기 때문에 ‘산업의 쌀’로 부르기도 한다. 석유화학제품은 소비자가 바로 사용할 수 없지만, 가공을 통해 우리 삶에 밀접한 자동차, 전자제품, 섬유, 식품용기 재료로 활용된다. 천연재료(철, 알루미늄, 목재, 면, 양모 등)를 대체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하고 물성이 좋은

  • 과학과 놀자

    끓는점 차이 이용해 원유를 LPG·휘발유·경유 등으로 분리

    화학공학과에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석유는 언제쯤 고갈될까'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8년 원유의 가채연수(확인 매장량을 현재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값으로 앞으로 채굴 가능한 기간을 의미)는 50년인데, 30년 전에 예상한 가채연수는 43년이었다. 매년 엄청난 양의 석유가 사용되지만, 매장량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매장량의 간단한 정의는 '불확실성 없이 검증된 기술로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시추로 확인했지만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힘든 경우 '발견 잠재 자원량'이라고 하며, 석유가 있을 가능성은있지만 시추로 확인하지 못한 경우를 '탐사 자원량'이라고 한다.두 자원량은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 또는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매장량으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석유자원 개발 회사가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채연수는 40~50년으로 유지돼 왔다. 석유란 무엇일까석유(petroleum)는 암석을 뜻하는 그리스어 petro와 기름을 뜻하는 라틴어 oleum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정제하지 않은 석유를 원유라고 하며, 이를 증류와 같은 정유공정을 통해 만든 제품을 석유제품이라고 한다. 석유는 탄소 87~83%, 수소 14~10%, 질소 2.0~0.1%, 산소 1.5~0.05%, 황 6~0.05%, 금속(바나듐, 니켈, 철 등) 1000ppm 이하 질량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석유는 액체이므로 수송 및 사용이 용이하고 열량이 높고 불순물이 적어 완전연소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정유산업: 끓는점 차이로 제품을 나누다정유산업은 정육점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정육점에서는 도축된 소를 뼈와 근육을 기준으로 안심, 등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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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 '양념 개발'이 화학이면 '조리실 건설·운영'이 화학공학

    영화나 드라마에서 두 사람의 조화가 잘 이루어질 때 '케미가 맞는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케미라는 말은 '화학적 성질', '화학반응'이라는 뜻을 가진 chemistry에서 유래되었다. 어떤 사람 혹은 어느 분야와 케미가 잘 맞는지 알기 위해서는 관심을 두고 대상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화학과와 화학공학과 중에 어느 분야와 케미가 잘 맞을지 살펴보자. 어떤 과목을 배울까화학과에서는 물질의 작은 단위에서 일어나는 화학 변화 및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기초학문을 배운다. 반면 화학공학과는 화학뿐만 아니라 수학, 물리, 생명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응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화학과에서는 유기화학, 무기화학, 생화학, 고분자화학, 물리화학, 분석화학, 계산화학 등 다양한 화학과목을 배운다. 유기물, 무기물, 고분자와 같이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다 보니 그 물질을 다루는 화학과목도 다양하다. 화학공학과에서도 화학 혹은 화학적인 현상에 대해 많이 배울 것 같지만, 실제로 화학적 내용은 극히 일부분이다. 화학공학과에서는 열역학, 유체역학, 반응공학, 열전달, 물질전달과 같은 학문을 배우며, 화학적인 현상보다 물리적인 현상을 더 많이 다루게 된다. 고등학교 때 화학을 좋아해서 화학공학과에 입학한 학생 중 일부는 화학보다 물리와 수학을 더 많이 접하게 되어 일명 ‘멘탈붕괴’에 빠지기도 한다. 오해와 진실화학공학이라는 단어는 화학(chemical)과 공학(engineering)이라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종속합성어인 ‘황소개구리’에서 황소보다 개구리가 주요한 의미를 담고 있듯이 화학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