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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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초원의 아이들을 품은 '우주적 대모' [고두현의 아침 시편]
가진 것 한성례몽골의 초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가능한 한 덜고 버리고서 빠드득 물기 마른 지평선 한 자락 몰고 올라가 산뜻하게 걸린 무지개처럼 정말이지 몸이 가벼워지는 것. 지구라는 행성에 나란히 동거하면서도 우린 서로 가진 것이 달랐지요. 몇 마리의 양과 말, 한나절이면 거뜬히 접어 길 떠나, 발 닿으면 다시 세우는 서너 평 남짓한 '겔'. 고작 그 안을 채울 만큼이 온 가족이 가진 것 전부. 그러기에 몽골의 유목민들에게는 짙 푸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 머리 위로 열리는 밤하늘의 수박만 한 별들, 이 모두가 다 그들 차지였지요. 세상 모든 어머니보다 더한 우주적 사랑으로한성례 시인을 수식하는 말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우주적 대모(代母)’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혼자 살면서도 키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우주적 대모’라는 멋진 수식어를 붙여준 김영산 시인의 얘기를 잠깐 들어볼까요.‘어느 해 여름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는데 중고차 한 대가 옆에 와 섰다. 차창이 열리고 “잘 지내지?” “네……” 짧은 대화 속에 차가 떠났다. 그 안에 아이들이 네다섯 명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녀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보다 더한 우주적 사랑으로 한껏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 풍경은 한 폭의 거룩한 성화(聖畵)와 같았다.’한성례 시인은 그날 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누구였는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소년 소녀를 거두어서 학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