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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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700년 전 "내 속에 당신 있고 당신 속에…" [고두현의 아침 시편]
아농사(我詞) 관도승당신과 나, 너무나 정이 깊어 불같이 뜨거웠지.한 줌 진흙으로 당신 하나 빚고 나 하나 만드네.우리 둘 함께 부수어 물에다 섞어서는다시 당신을 빚고 나를 만드네.내 속에 당신 있고 당신 속에 내가 있네.살아서는 한 이불 덮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힌다네.* 관도승(管道升, 1262~1319): 원나라 때 여성 시인이자 화가.‘파리의 연인’이라는 TV 드라마에 나온 명대사 기억하시나요? 이동건이 김정은의 손을 자기 가슴에 얹게 하고 “이 안에 너 있다”라고 말하는 장면. 이 한마디가 장안의 화제였죠. 오늘은 그 대사의 원조 격인 700년 전의 달콤쌉싸름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아농사’라는 시를 쓴 관도승(管道升, 1262~1319)은 원나라 때의 여성 화가이자 시인입니다. 대나무 그림을 잘 그려 ‘묵죽(墨竹)의 명인’으로 유명했죠. 당대 최고 서예가 조맹부(趙孟)의 부인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늦게야 결혼했는데 서로 끔찍이 아껴서 금실이 아주 좋았지요. 짧은 시 한 편으로 마음 되돌려그런데 중년에 들어 조맹부에게 여자가 생겼습니다. 지금은 말도 안 되지만, 당시 사대부는 대부분 첩을 얻었기에 대수롭잖게 여겨도 그만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뛰어난 인생 도반을 둔 조맹부로서는 차마 아내에게 그 말을 꺼내기 어려웠지요. 그래서 사(詞)를 한 편 지어 넌지시 건넸습니다.“나는 학사고 당신은 부인이오. 왕(王)학사에게 도엽(桃葉) 도근(桃根)이 있고, 소(蘇)학사에게는 조운(朝雲) 모운(暮雲)이 있다는 소리를 어찌 못 들었겠소? 나는 곧 몇 명의 오희(吳姬) 월녀(越女)를 얻을 것이오. 당신은 이미 나이가 넘었으니 나의 심신을 독점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