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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사랑-이별-사랑'의 오묘한 순환 고리에 빠지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작가 중 한 사람인 알랭 드 보통은 30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유명 작가다. 1993년에 발표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알랭 드 보통의 첫 번째 작품이다. 1994년 <우리는 사랑일까>, 1995년 <너를 사랑한다는 건>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세 작품을 ‘사랑과 인간관계 3부작’으로 부른다. 이 장편소설들은 전 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는데, 이 독특한 연애소설 덕에 그는 ‘1990년대식 스탕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세 권의 연애소설 가운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우리나라에 2002년 소개된 이후 큰 반향을 일으켜 2022년 ‘70만 부 기념 리커버’가 발행되었다. 31년 전 발표한 작품이 지금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사랑과 이별이 안기는 감정은 어느 시대나 똑같기 때문이다.당시 24세이던 보통은 20대 중반 남녀를 등장시켜 직접 경험했을 법한 사실에 자신의 철학과 방대한 독서 지식을 접목,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는 통찰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 독자를 매료시켰다.뜨거운 사랑과 죽음 같은 고통<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주인공 ‘나’는 일면식도 없는 ‘클로이’와 비행기에 나란히 앉아 두서없는 얘기를 나누게 된다. “짐을 챙겨서 세관을 통과했을 때 이미 클로이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나의 고백처럼 사랑은 불시에 찾아온다. 두 사람은 곧 서로의 집을 오가며 사랑하게 되고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한다. 두 사람의 상태를 여러 고전에 반영하고 접목하면서 알랭 드 보통은 주옥같은 문장들로 사랑을 표현한다.“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