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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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절망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우정·사랑
<키친>은 요시모토 바나나가 24세 때인 1988년에 발표한 데뷔작이다. 이 작품으로 카이엔 신인문학상과 이즈미 쿄카상을 받았으며, 세계 18개국에서 번역되어 250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일상 언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문체에 친밀감 있는 표현’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목받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 현상’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했다.<키친>은 세 개의 단편 ‘키친’, ‘만월’, ‘달빛 그림자’로 구성되었다. ‘만월’은 ‘키친’의 주인공들이 몇 달 후에 겪는 일을 그려 ‘키친’과 ‘만월’은 한 작품으로 봐도 무방하다.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부엌’인 사쿠라이 미카게,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할머니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 속에서 지낸다. 할머니는 결국 휴학 중인 미카게의 곁을 떠나고 만다. 부엌에서 절망하며 뒹굴뒹굴 자고 있을 때 “기적이 찹쌀 경단처럼 찾아온 그 오후”, 같은 대학에 다닌다는 한 살 아래 남자가 나타난다.다나베 유이치가 아르바이트하던 꽃집에 할머니가 자주 들러 꽃을 사 갔다고는 하지만 “당분간 우리 집에 와 있으라”는 제안 앞에서 미카게는 어안이 벙벙하다. 그날부터 미카게는 유이치와 그의 어머니 에리코와 함께 지낸다. 미카게는 6개월간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고 거실의 푹신한 소파에서 잠들며 조금씩 슬픔을 이겨낸다. 인생이란 한 번은 절망해봐야 알아유이치를 혼자 키우며 힘든 일을 많이 겪은 에리코는 미카게에게 “정말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사람은 뭘 기르는 게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