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나 마시게 不如來飮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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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조심하게! 웃음 속에 칼을 감춘 사람 [고두현의 아침 시편]
술이나 마시게(不如來飮酒) 백거이 먼지 자욱한 세상에 얽혀 힘겹게 마음 쓸 일 어디 있겠는가 달팽이 뿔 위에서 서로 싸운들 얻어야 한 가닥 쇠털뿐인걸 잠시 분노의 불길을 끄고 웃음 속 칼 가는 것도 그치고 차라리 여기 와 술이나 마시며 편히 앉아 도도히 취하느니만 못하리. * 백거이(白居易, 772~846) : 당나라 시인 1200여 년 전에 백거이가 쓴 시입니다. 요즘 나라 꼴이 말이 아닌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죠? 먼지 자욱한 ‘홍진의 세상’은 늘 인간이 만듭니다. 간사하고 야비한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웃음으로 상대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뒤로는 제 잇속을 챙기면서 결국엔 비수를 드러내지요. 작은 권력이라도 잡으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분탕질을 칩니다. 황제까지 협박…엄청난 뇌물 챙겨당나라 고종 때 이의부(李義府)도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고종이 아버지의 후궁이던 무씨(武氏, 훗날 측천무후)를 황후로 삼으려 할 때 앞장서 찬동하며 큰 신임을 얻었습니다. 속으로는 음험하면서도 겉으로 겸손한 척하며 미소를 잃지 않는 캐릭터였지요. 머잖아 본색을 드러낸 그는 정적들을 온갖 죄로 얽어 숙청했습니다. 사형수 중에 미녀가 있는 걸 알고는 간수에게 명해 석방시킨 뒤 첩으로 삼기도 했지요. 사법부 책임자가 이를 알고 상소했지만, 두려움에 떨던 간수만 자살하고 그는 무사했습니다. 이를 다시 비판하던 어사 왕의방(王義方)은 먼 곳으로 좌천됐고요. 이의부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관직을 원하거나 출세하려는 이들이 그의 집으로 밤낮없이 몰려들었지요. 보다 못한 고종이 그를 불러 경고하자 되레 “누가 그런 일을 고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