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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어둡고 험준…착륙 속도 조금만 안 맞아도 추락

    인류가 달에 닿은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달은 여전히 인류에게 쉬이 닿을 수 없는 존재다. 지난 8월 20일 러시아가 쏘아 올린 무인 착륙선 '루나 25호'도 달에 착륙하지 못하고 달 표면에 추락해 완전히 파괴됐다. 지난 4월 일본 민간 기업이 개발한 ‘하쿠토-R 미션1’의 달 착륙선도 월면과 충돌해 통신이 두절됐으며, 2019년에도 이스라엘의 민간 달 탐사선 ‘베레시트’와 인도의 ‘찬드라얀 2호’가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반세기 전의 기술로도 성공했는데, 인류는 왜 아직도 달 착륙에 애를 먹고 있는 걸까. 반세기 전과 지금 달 탐사에서 가장 다른 점은 착륙지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의 달 착륙선은 주로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당시는 ‘달’이라는 가까운 존재에 누가 먼저 닿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에 착륙 난이도가 가장 중요했고, 평지가 많고 밝은 달의 적도 부근이 착륙지로 선택됐다. 지금은 달 탐사의 목표가 완전히 달라졌다. 달에 착륙하는 순위를 경쟁하던 시대가 저물고, 달에서 자원을 발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목표 착륙지도 바뀌었다. 어둡고 험준한 ‘달의 남극’이다. 달의 남극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이 있어 얼음, 즉 물이 존재한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인류가 거주할 수 있음은 물론, 분해해서 수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로켓 연료를 지구에서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화성 또는 다른 외계 행성으로 나아갈 기지로 최적의 조건이다. 문제는 달의 남극이 달에서 가장 착륙하기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크레이터가 많아 험준하고, 운석이 달 표면에 충돌하며 만들어낸 미세먼지 때문에 시야 확보도 어렵다.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