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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면 남는장사…배상금 뜯어내며 침략전쟁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은 성실한 모범생이었다. 1868년 메이지유신부터 이토 히로부미가 서구식 내각 제도를 수립하고 초대 총리로 취임하는 1885년까지 일본은 하루도 쉬지 않고 근대화에 매진했다. 성실하게 두 번의 내전(보신 전쟁·세이난 전쟁)을 치렀고, 성실하게 구미(歐美)를 베끼며 내치를 다졌다. 이제 그만 성실해도 되련만 이들에게 뒤늦게 ‘중2병’이 찾아오면서 일본은 갑자기 성실한 불량 학생이 된다. 정한론(征韓論)으로 시작된 힘 자랑과 욕심 채우기를 전쟁이라는 최악의 방식으로 펼친 것이다. 외우기 편하게 이들은 10년 단위로 큰 전쟁을 치렀다.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러일전쟁, 1914년 세계대전이다. 전쟁 목록은 이게 다가 아니다. 큰 전쟁 사이마다 작은 전쟁이 있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중간에 타이완 정복전쟁과 의화단 전쟁을 치렀고, 러일전쟁 후에는 대한제국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의병 투쟁을 진압했다. 이후에도 일본의 전쟁 주도 성장은 계속된다. 세계대전이 휴전 상태로 접어든 1918년에는 시베리아로 출병해 1922년까지 주둔했고(남들은 다 철수), 1931년에는 만주사변을, 1937년에는 중일전쟁을, 1941년에는 대망의 대동아전쟁을 일으켰다. 말 그대로 전쟁으로 흥했다가 전쟁으로 망한 ‘전흥전망’의 나라가 19세기 말, 20세기 중반의 일본이다. 전쟁이 이익이 된다는 사실은 아편전쟁에서 배웠다. 자기들이 먼저 침략해놓고 상대가 반항하면 이를 진압한 뒤 배상금을 받아내는 수법이다. 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챙긴 배상금은 랴오둥반도를 반환하면서 받은 환부금 포함 3억6000만 엔이다. 일본 1년 국가 예산의 3~5년 치인데(재정 규모가 7000만 엔에서 1억 엔까지 책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