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크 쥐스킨트 콘트라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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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불만 가득한 남자의 어쩐지 설득되는 이야기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콘트라바스>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출세작이다. <향수> <좀머씨 이야기>를 펴낸 세계적인 작가 쥐스킨트도 이 작품을 내기 전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무명작가였다. 1984년 스위스에서 <콘트라바스>를 발표한 뒤 유명 작가 대열에 올랐으며 지금까지 독일어권에서 가장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희곡으로 사랑받고 있다.명계남, 박상원 같은 배우가 열연을 펼쳐 우리나라 연극 무대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다음에는 어떤 배우가 무대에 오를지 궁금해지는 연극이 바로 <콘트라바스>인데, 단 한 사람이 무대를 꽉 채워야 하는 만큼 웬만한 내공을 가진 배우가 아니면 도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이 작품은 쥐스킨트가 발표한 지 9년 만인 1993년 <콘트라베이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선보였다가 2020년 리뉴얼판이 나올 때 <콘트라바스>로 제목이 바뀌었다. 출판사의 변은 ‘독일어권에서 콘트라바스로 부르는 악기를 영어권에서 더블베이스로 부르다 보니 정체불명의 단어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자리하고 있는 데다 워낙 익숙한지라 본문에서는 ‘콘트라베이스’로 쓰는 게 자연스러울 듯하다. 나에게 책 읽어주는 느낌우선 이 작품은 100페이지 남짓이어서 읽는 데 부담이 없다. 독서를 하다 보면 얇은 책에 이토록 심오한 내용을 매우 심드렁한 어투로 담았다는 데 감탄하게 된다. 남성 모노드라마여서 무미건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매우 재미있으면서 이야기에 밀도가 있다. 대부분의 희곡은 여러 등장인물이 대사를 주고받는 형식이어서 읽기 불편할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단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