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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원숭이두창 vs 엠폭스…우리말은 진화 중

    “국내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 확진자가 1주일 사이 5명이나 늘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터널을 겨우 벗는가 싶더니 이번엔 엠폭스가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0시를 기해 엠폭스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 어려운 말 풀어주는 군더더기 표기관련 보도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한 언론에서 전한 기사문에 나오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보는 표기 같지만 그 안에는 우리말을 둘러싼 많은 얘깃거리가 담겨 있다. 우선 요즘 나오는 ‘엠폭스’는 낯설다. 그보단 ‘원숭이두창’이 좀 더 익숙하다. 사실 언론에서 쓰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는 3중 군더더기 표현이다. 이 표기는 ‘엠폭스’가 원어로는 ‘MPOX’이고, 우리말로는 ‘원숭이두창’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형태는 달라도 모두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를 반복해 적은 것은 언론에서 표방하는 이른바 ‘독자중심주의’ 표현 방식의 일환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독자 눈높이에 맞춰 덧붙여 쓰는 기법 중 하나라는 뜻이다.동시에 그것은 세계 언어세력권에서 우리말의 위치를 알려주는, 우리말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통화(通貨)에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있듯이, 언어에도 ‘기축언어’가 있다. 영어 같은 게 그런 역할을 한다. 우리말에 넘쳐나는 영어의 ‘파편’들 역시 그 부산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MPOX’가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말(부상어&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