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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갈매깃살'은 왜 '갈매기살'에 밀렸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 흐름이 요즘은 오르락내리락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원화 환율 움직임에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원화도 외환시장에서 사고파니 가격이 매겨진다. 그게 ‘원화값’이다. 이를 규범에 맞게 적으려면 ‘원홧값’이라고 해야 한다. 합성어(원화+값)이고, 뒷말이 된소리[원화깝]로 나므로 사이시옷을 넣을 음운론적 조건을 갖췄다. 그런데 이 표기는 낯설다. [갈매기쌀]이 아니라 [갈매기살]로 발음해사이시옷은 합성어에서 두 말이 결합할 때 발음상의 충돌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이다. 우리말 적기의 양대 기둥인 소리적기와 형태적기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보니 나온 현상이다. 가령 ‘원화+값’의 결합에서 소리 나는 대로 적자니 말의 원형이 사라지고(원화깝), 그렇다고 ‘원화값’으로 형태를 살리자니 실제 발음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 게 사이시옷을 받쳐 적기로 한 것이다. 이는 사잇소리 현상의 원인이 옛 관형격 조사 ‘ㅅ’의 흔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빌려온 방식이다.합성어에서 나는 사잇소리 현상을 표기에 반영한 것은 꽤 오래됐다.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에서 1933년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발표할 때부터 규범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맞춤법에서 사이시옷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시각적으로 자칫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쓰는 사람에 따라 표기가 들쭉날쭉이다. ‘원화값’ 역시 규범에 맞게 ‘원홧값’으로 적으면 대부분 불편해한다. ‘공부벌레’라고 쓰고 싶지만 사전은 ‘공붓벌레&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