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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전이 알려주는 것들 (2)

    2010년 영국의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비장한 소식 하나를 전했다. “인쇄판 사전 시장이 연간 수십 %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제3판은 인쇄판 대신 온라인판으로만 낼 계획입니다.” 120여 년 역사를 자랑하던 옥스퍼드 종이사전에 종말을 고한 셈이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종이에서 디지털로 진화하는 국어사전한국은 이보다 좀 더 이르게 종이사전의 조종을 울렸다. “국립국어원에서 1999년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의 개정판을 인터넷사전(웹사전)으로만 편찬할 예정입니다.” 국어원은 2006년 한글날을 기해 앞으로 나올 표준국어대사전 개정판을 온라인으로만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그 대신 웹사전의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컴퓨터와 휴대폰이 일상의 용품이 된 디지털 시대라 ‘내 손안의 사전’이 가능해졌다. 언제 어디서든 더 편리하게 사전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국어원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 외에도 온라인 사전인 <우리말샘>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말샘은 국민 누구나 참여해 새로운 말을 올리고 설명을 달 수 있는, 쌍방향 개방형 사전이다. 이와 관련해 국어사전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 하나. 우리말샘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수많은 말이 올라 있다. 이걸 보고 “사전에 나오는데, 써도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규범어가 아니다. 아직 정식 단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경험상 그중 상당 부분은 시일이 흐르면서 사라질 말들이다. 단어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간 광범위성을 비롯해 계층 간/세대 간 통용성, 지속성, 품위성 등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