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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노믹스

    커피만 타기 싫었던 그녀들의 내부 고발…부정적 외부효과를 순수한 이타심으로 없애

    삼진그룹의 고졸사원 이자영(고아성 분)은 대리가 되는 게 목표다. 입사한 지 8년이 지났지만 그의 업무는 늘 허드렛일이다. 아침마다 커피를 타고, 사무실 청소를 한다. 담배 심부름도 자영의 몫이다. 자신보다 늦게 입사한 최 대리(조현철 분)에게도 꼬박꼬박 ‘대리님’이라고 불러야 한다.자영에겐 꿈이 있다. 빨래 건조를 따로 할 수 있는 가전을 만드는 것이다. 고졸 사원에게 꿈을 펼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회사는 토익 600점을 넘으면 대리 진급을 시켜주겠다고 고졸 사원들에게 제안한다. 자영은 ‘아이 캔 두 잇’을 외치며 영어공부를 시작한다.그러던 어느 날, 자영은 회장 아들인 오태영 상무(백현진 분)의 심부름으로 찾은 삼진그룹 옥주공장에서 페놀이 방류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꿈에 그리던 대리 진급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 자영과 동료들은 피해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내부고발자가 되기로 한다. 이들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은 이타심이었다. 사회적 비용 커지는 외부효과지난해 10월 개봉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극장가에서 오랜만에 인기를 끌었던 한국 영화다. 개봉 1주일 만에 54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1990년대 회사에서 고졸 사원들을 위해 영어토익반을 개설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공장에서 폐수가 나오는 것을 목격한 자영은 회사에 바로 보고한다. 회사는 미국 환경연구소에 검사를 의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밝힌다. 유출된 양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 자영과 직원들은 공장 근처 주민들에게 이 내용을 설명하고, 합의서를 받는다. 삼진그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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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불경제'가 키운 슈퍼돼지 옥자의 슬픈 눈빛…"값싼 고기도 '귀한 생명'이었음을 잊지 말아줘요"

    강원도 깊은 산꼭대기에 사는 미자. 혈육이라곤 할아버지뿐인 이 소녀는 자신의 가족을 둘이 아니라 셋이라고 말한다. 네 살 때부터 함께 자란 ‘슈퍼돼지’ 옥자도 미자에겐 가족이다. 보통 돼지보다 덩치가 열 배는 크고 지능도 높은 옥자는 사실 글로벌 기업인 미란도그룹의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슈퍼돼지다.10년 전. 미란도는 유전자 조작 사실을 숨긴 채 슈퍼돼지들을 세계 곳곳에 보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 슈퍼돼지 가운데 최고를 가리기 위해서다. 시간이 흘러 한국으로 온 옥자는 자연에서 뛰어놀며 최고의 슈퍼돼지로 성장한다. 미란도그룹은 ‘최상품’ 옥자를 미국 뉴욕 실험실로 데려가기로 결정한다. 미자가 옥자를 구하러 집을 떠나면서 영화의 물리적 공간은 산꼭대기에서 서울 지하상가로, 뉴욕 한복판까지 확장된다. 외부불경제가 낳은 슈퍼돼지영화 속 미란도그룹의 행동은 전형적인 부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다. 경제학에서는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해 보상이나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외부효과라고 정의한다. 다른 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바람직하면 긍정적 외부효과(외부경제), 나쁘면 부정적 외부효과(외부불경제)라고 부른다.화학약품을 만드는 미란도그룹은 환경 오염 가능성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호수가 터져나가도록 오염 물질을 방류한다. 이로 인해 얻은 이익은 미란도의 것이지만 환경오염에 따른 비용은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몰래 유전자 조작 돼지를 만들어 식용으로 유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품질 좋고 저렴한 돼지고기를 유통해 얻는 이익은 미란도가 가져가지만 이로 인해 알려지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