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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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시터 이모님 월급 주고 나면 남는 게 없어"…일하고 싶은 '지영이'는 그렇게 경단녀가 된다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정유미 분)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홍보회사에 다녔다. 정대현(공유 분)과 만나 결혼해 딸 아영을 낳은 뒤에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게 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지영은 가끔 다른 사람으로 돌변한다. 명절날 시댁에서 시어머니를 ‘사부인’이라고 부르는 친정엄마가 됐다가, 한밤에 맥주캔을 따며 ‘지영이한테 잘하라’는 대현의 결혼 전 애인이 된다.2019년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조남주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고(故)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원작 도서를 선물하고,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읽었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모았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일본에선 3일 만에 아마존재팬 아시아문학 부문 1위에 올라 일본 내 ‘K문학’ 열풍을 이끌었다. 영화는 책의 인기를 업고 37개국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상영 앞뒤로 페미니즘(여권강화론)을 놓고 남녀간 평점 대결이 벌어지는 등 젠더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베이비시터 월급 주고 나면 남는 거 없어”“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나 몰라.” “영호 구구단 가르치려고.”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 지영은 다른 엄마들과 만난다. 그 자리에는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수학 문제를 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영호 엄마가 있다. ‘아이 책 읽어주려고 연기를 전공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보람 엄마도 있다. 모두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고학력 여성들이다.이들의 노동시장 참여와 이탈은 임금이론의 ‘유보임금(reservation wage)’으로 설명될 수 있다. 유보임금이란 경제활동에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