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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은 고전적 여성상일 뿐이라고?
5만원권 지폐가 처음 도입될 당시, 화폐 인물을 누구로 할지에 대해 꽤 지난한 논쟁이 있었다. 5만원권이 1만원권을 넘어서는 최고액권인 만큼 그에 걸맞은 위인을 모델로 삼아야 하는데, 우리 민족 최고의 위인이라고 평가받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은 이미 1만원권과 1백원짜리의 모델이기 때문이었다. 여러 논의 끝에 5만원권 도안 후보로 백범 김구, 장영실, 광개토대왕, 신사임당과 같은 인물이 거론됐고 결국 신사임당으로 최종 결정됐다.그간 화폐 도안으로 쓰인 인물들이 ‘조선 시대 이씨 남자’ 일색이라는 여성계의 비판이 설득력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다소 획일적이었던 화폐 인물 구성 탓인지 신사임당을 포함해 5만원권의 후보로 오른 인물들 대부분은 조선 시대 이씨 남자가 아닌 게 특색이기도 했다.신사임당은 화폐 도안에 등장한 최초의 여성이지만, 뜻밖에도 선정에 따른 비판 역시 여성계 일각에서 가장 거셌다. 신사임당이 훌륭한 인물이기는 하나 봉건 시대적인 여성의 대명사로 현대적 여성상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여성계 안팎에서 이런저런 논란이 일었지만 우리 역사에 프랑스의 잔 다르크나 폴란드의 마리 퀴리 같은 여성 위인이 많은 것도 아니니, 결국 신사임당으로 최종 결정됐다. 전업주부도 어엿한 직업신사임당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가사 노동을 보는 우리의 인식과 연결된다. 대부분 직장을 다니는 여성이 가정주부보다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성은 물론 여성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상당수의 젊은 여성들은 가사 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에 불만을 가지면서 정작 스스로도 가정주부가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정부의 고용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