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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석유전쟁…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글로벌 석유전쟁이 터졌다. 세계 석유 공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산유국이 서로 원유 가격과 생산량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다. 원유는 땅에서 뽑아낸 기름이다. 원유를 정제하면 석유나 석유제품이 된다.주요 산유국은 서로 원유 생산을 더 줄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확 꺾였기 때문이다. 외국 여행과 도시 간 이동이 어려워지자 비행기와 자동차 연료용 석유 수요가 급감했다. 일시 폐쇄된 공장이 늘어나면서 산업용 석유제품을 사는 이들도 크게 줄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번달 세계 원유 수요 감소폭이 하루평균 20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한다.이 때문에 원유 가격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21일 원유 국제선물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은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가 마감되기도 했다. 올해 1월 1일 가격(61.06달러)에서 98.69달러 폭락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마이너스 가격대를 보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재고가 넘쳐 원유를 저장하기 어려우니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제품을 밀어내는 상황이다.주요 산유국은 원유 생산량을 줄여 수급 균형을 맞추길 바라고 있다. 문제는 어느 나라가 얼마나 감산폭을 떠맡을지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서로를 압박하기 위해 석유를 증산하겠다고 지난달 초 선언했다가 약 5주 만인 이달 12일 소폭 감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는 수요 감소폭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중론이다.석유 전쟁은 산유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석유는 각국 경제와 사람들의 삶에 필수 재료이기 때문이다. 석유는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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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가 된 유가 급락…정유·조선·건설 '벼랑 끝' 내몰렸다

    국제 유가가 연일 대폭락하면서 지난주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983년 뉴욕상업거래소가 원유를 거래한 이후 최저 가격이다. 유가 급락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유·조선·건설 등 국내 전통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 생산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원유 도입 가격보다 더 낮아 손실을 보며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를 뽑아내도 이익이 별로 남지 않으니 원유 관련 프로젝트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코로나19로 수요 감소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반갑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주유소에서 싸게 기름을 넣을 수 있으니 개인의 가처분 소득도 증가한다.하지만 석유 수요가 줄어들면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고 결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업 경영이 악화되면 가계 경제도 도미노처럼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가 하락이 꼭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다.국제 유가 하락은 통상 국내 정유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원재료 값이 떨어져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속도와 수요다. 최근처럼 유가가 두 달 사이 반토막 날 정도로 빠르게 떨어지거나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정유회사는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한다.원유를 구입해 한국으로 실어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두 달 전 가격으로 중동지역으로부터 원유를 들여온다. 유조선에 실려 들어온 원유를 울산과 전남 여수 등 정유공장에서 정제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원유를 배로 실어 나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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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수요 줄고 '석유왕' 치킨게임…끝 모를 석유전쟁

    국제 유가가 폭락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배럴당 60달러대에 팔렸지만 이달 들어선 미국 유가 기준으로 통하는 서부텍사스원유(WTI) 시장에서 ‘마이너스 거래’까지 나왔다. 마이너스 거래는 원유를 파는 쪽이 아니라 사가는 쪽이 돈을 받는 거래다. 사가는 쪽이 재고를 치워주는 대가를 받는 것이다. 세계 원유시장에서 주요 유종이 마이너스로 거래된 것은 사상 최초다.이는 원유시장에서 전례 없는 수요 충격과 공급 충격이 겹쳐 일어난 결과다. 수요 충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했다. 코로나19로 세계 원유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 충격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시장 주도권 경쟁 때문에 발생했다. 이들 산유국은 원유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지난달 초 돌연 ‘석유전쟁’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줄었지만 각자 석유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양국은 이후 소폭 감산에만 합의하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복잡한 사정이 얽힌 석유전쟁여기엔 각국의 복잡한 사정이 있다. 일단 사우디는 현금이 필요하다.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세력 확장을 위해서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가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지휘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초대형 개발사업을 여럿 추진 중이다. 사우디 사막 한복판에 서울의 43.8배 규모(약 2만6500㎢)로 사우디판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를 조성하는 계획이 대표적이다.사우디가 이런 대규모 사업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원유 수출뿐이다. 사우디가 원유시장 우위를 확실히 점한 뒤 가격을 움직이려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