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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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인류와 로봇은 공생·공존할 수 있을까?…'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이 지켜진다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은 인류와 공생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로봇 기술과 로봇 진화를 말할 때마다 이 질문은 꽁무니에 붙어 따라 나옵니다. 로봇이 충분히 진화해 ‘제2의 사람’처럼 행동할지 모른다면, 우리는 ‘생각실험’으로라도 답을 찾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목성 탐사선 디스커버리호를 로봇이 탈취해 제멋대로 제어한다는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야기가 공상과학이 아닐 수 있다면 말이죠.과학소설가와 과학철학자들은 이런 미래를 상상해서(?) 인간과 로봇이 공생하는 세상 혹은 싸우는 세상을 그렸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는 오늘날의 유엔 평화헌장처럼 로봇 원칙을 만든 사람입니다. 이참에 그가 펴낸 과학소설 <강철도시> <벌거벗은 태양> <여명의 로봇> <로봇과 제국> <나·로봇> <파운데이션>을 읽어보세요.아시모프가 만든 로봇 3원칙 중 제1원칙은 ‘로봇은 사람을 해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이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 된다’입니다. 디스커버리호의 자동운항을 위해 장착한 ‘할(HAL)9000’처럼 인간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제거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누구도 이런 로봇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경고를 담은 것이죠.제2원칙은 ‘로봇은 사람이 내린 명령을 따라야 한다. 그것이 제1원칙과 상충하지 않는 한’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이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고 인간과 대립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제3법칙은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런 보호가 제1법칙이나 제2법칙에 상충하지 않는 한’입니다.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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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넘사벽'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할 수 없는 것은
옛 소련의 프로 체스선수 가리 키모비치 카스파로프는 1985년 세계 챔피언에 올라 2000년까지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런 카스파로프에게 1989년 도전자가 나타났다. 도전자는 인간이 아니라 미국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 ‘딥소트’였다. 그러나 카스파로프가 두 판을 모두 이겼다. 기계가 인간 영역인 체스에서 인간을 이기기 어렵다는 게 세상의 반응이었다. IBM은 7년이 흐른 1996년 ‘딥블루’로 다시 도전해왔다. 여섯 판을 겨뤄 3승2무1패로 카스파로프가 또 이겼다. 그러나 이듬해 5월, 재대결에서 충격적인 결과가 빚어졌다. 카스파로프가 1승3무2패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후 몇 차례 대결에서 기계가 계속 이기자 ‘인간 대 기계’의 체스 대결은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한동안 잊혔던 ‘생각하는 기계’가 2011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 두 명과 겨룬 것이다. 왓슨은 사람이 말하는 자연어의 소리와 의미를 이해했고, 단어의 뉘앙스까지 정확히 파악해 여유 있게 우승했다.2016년 3월 또 한 번 세기의 대결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바둑이었다. 결과는 인공지능(AI)의 승리였다. 구글이 6억달러에 사들인 영국 벤처기업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승1패로 압도했다. 이제 기계가 넘보지 못할 인간의 영역은 없고,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쏟아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기계의 노예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일자리가 사라진 미래의 삶은 어떨까? 온갖 비관적인 질문과 잿빛 전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의사가 된 왓슨, 암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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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군인과 난민 저항군 간 전쟁까지 멈추게 한 아이의 탄생…출산율 꼴찌 한국, 출산장려보다 고령사회 적응으로 간다고?
영화 ‘칠드런 오브 맨’(2006)은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절망적인 세상을 그리는 디스토피아물이다. 인류는 2009년 이후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원인불명의 재앙을 맞았다. 미국은 뉴욕에 핵폭탄이 터져 폐허로 변했고 서울은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 2027년 주인공 테오(클라이브 오언 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와 국가 기능이 유지된 영국의 공무원이다. 어느 날, 테오의 전처이자 테러단체 지도자인 줄리안(줄리앤 무어 분)은 테오를 찾아와 흑인 소녀 ‘키’를 영국 밖으로 옮기는 작전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한다. 키는 약 20년 만에 인류에서 최초로 아이를 임신한 여성이다. 고령화 해결의 ‘희망’은 결국 출산율 개선·포용적 이민사실상 경찰국가로 변한 영국은 정부의 철권통치로 최소한의 치안을 유지하지만 경제는 붕괴에 이르렀다. 영국은 난민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며 무력 진압하고 수용소에 가두는 한편 고령화로 인해 제대로 된 복지 체계가 기능하지 못하자 고령인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살약을 배급하고 복용을 권고하기까지 한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서 인구가 줄고 동시에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며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서다.영화 속 영국과 같은 나라들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거나, 포용적인 이민정책으로 외국인을 자국 경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1990년대까지 유럽을 대표하는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복지 확대를 통해 합계출산율을 유럽연합(EU) 내 최고 수준인 1.9명으로 끌어올렸다. 1960년대부터 출산율이 하락세인 미국은 이민자 문호 개방 덕에 지난 2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14%(2673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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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어차피 밑바닥 인생인데 불법도박장이나 털어 버릴까"…법 밖의 세상 잔혹성 모르는 자들의 허술한 기대비용 계산
서늘한 총구가 이마를 겨눴다. 죽음을 예감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 눈물과 땀으로 얼굴이 뒤범벅됐다.웃음소리가 들렸다. “재밌네. 기회를 줄게요.” 총을 내린 ‘한(박해수 분)’이 어둠 너머로 사라졌다. 그가 준 시간은 5분. 그 안에 최대한 멀리 도망쳐야 한다.세 친구가 있었다. 일자리는 없고 물가는 매일 치솟는 극단적인 불황. 돈도 빽도 없는 청년들의 유일한 꿈은 ‘헬조선’ 탈출이다. 그러나 꿈을 위해 필요한 것도 돈이었다. 성실하게 일해선 구할 수 없는 액수의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하나다. 털려도 신고하지 못할 불법 도박장을 터는 것. 법 밖의 세상이 얼마나 잔혹한지는 미처 몰랐다. 헬조선 속 청년들의 불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디폴트에 빠진 ‘디스토피아’ 한국준석(이제훈 분)이 감옥에서 3년 만에 나오며 영화 ‘사냥의 시간’은 시작된다. 그를 마중나온 기훈(최우식 분), 장호(안재홍 분)가 차를 몰고 지나는 거리는 폐허에 가깝다. 고층 건물은 텅 비었고, 문을 닫은 상점의 내려진 셔터에는 그래피티만 가득하다. 한때 말쑥한 시민이었을 사람들은 집을 잃고 길가를 서성인다. 밤이 되면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리고, 정부와 기업을 규탄하는 시위대는 횃불을 든다.국가가 무너진 이유는 영화 속 지나가듯 등장하는 뉴스에 나온다. “정부가 1150억달러의 부채를 상환 만기까지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습니다. 국제 채권단은 정부가 요구한 부채 탕감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습니다.”디폴트는 국가가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진 빚을 계약된 기간 안에 갚지 못해 파산한 상태를 뜻한다. 상환 기간을 뒤로 미루는 모라토리엄(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