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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고유명사 '예술의전당'은 붙여 써도 돼요

    서울지하철 1호선에서 시청역 지하도를 걷다 보면 벽에 걸린 안내문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무기를 만들던 군기시유적전시실.’ 서울시청 지하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한글로 쓴 ‘군기시유적전시실’은 처음 보는 사람에겐 무슨 암호처럼 읽힌다. 한참을 들여다봐도 의미 파악이 잘 안 된다.전문용어도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게 원칙핵심어는 ‘군기시’다. 그러니 ‘군기시 유적 전시실’이라고 띄어 썼다면 의미 전달이 좀 더 나아졌을 것이다. 앞에서 수식하는 ‘조선시대 무기를 만들던’과 ‘군기시’가 호응해 구성 면에서도 좋다. 지금은 ‘…만들던’이 ‘…전시실’을 꾸미는 형태라 오히려 의미를 왜곡할 가능성마저 있다.‘군기시(軍器寺)’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병기를 비롯한 군수물자 제조를 맡아 하던 관청을 말한다. 이 말이 어려운 것은 ‘시(寺)’ 자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 글자는 보통 ‘절 사(寺)’로 쓰이는데, 관청을 뜻할 때는 ‘시’로 읽는다.寺는 止(발 지) 자 밑에 又(또 우) 자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이것은 손으로 발을 받드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어떤 곳으로 가서 일을 처리하다’란 뜻이 나왔다. 그래서 본래 나랏일을 하는 ‘관청’을 뜻하는 글자로 쓰였다. 나중에 중국에 불교가 전해진 뒤로는 불교 사원인 ‘절’도 가리키게 됐다(네이버 <한자사전>, 하영삼 <한자어원사전>). 지금은 오히려 ‘절 사’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관청 시’의 쓰임새는 역사용어로나 남아 있다. 군기시를 비롯해 내자시(內資寺·대궐에서 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