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간과 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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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주십시요"라는 말은 없어요
몇 해 전 이른바 ‘다나까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대화에서 말의 끄트머리를 ‘-다’나 ‘-까’로만 맺는다고 해서 그런 명칭이 붙었다. ‘그렇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같은 게 대표적인 다나까체다. 주로 군대에서 사용하는 언어 예절로 알려졌지만, 일상에서도 자주 쓰는 경어법 중 하나다. 우리 문법에서는 ‘하십시오체(體)’ 또는 줄여서 ‘합쇼체’라고도 한다. ‘-요’는 문장 종결 어미로 쓸 수 없어합쇼체는 종결 어미로 ‘-습니다/ㅂ니다’(평서형), ‘-습니까/ㅂ니까’(의문형) ‘-십시오’(명령형) 등이 많이 쓰인다. 이 가운데 ‘-십시오’는 자칫 ‘-십시요’로 잘못 적기 십상이니 주의해야 한다. 가령 “말씀해 주십시요”, “도와주십시요” 라고 하는 식이다.‘-십시오’는 상대를 가장 높여 말하는, 정중한 명령이나 권유를 나타내는 말이다. 신문 등 인쇄매체의 인터뷰 글에서 질문할 때 자주 쓴다. 이를 ‘-십시요’로 잘못 쓰는 까닭은 매우 정중한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형태가 ‘-오’로 끝나기 때문인 듯하다. 마치 하오체(體)의 ‘-오’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해요체’의 ‘-요’를 붙이고 싶어진다. 또 한 가지는 ‘-십시오’가 명령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정중해도 명령형이라 말하는 이나 듣는 이가 불편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십시오’는 종종 해요체인 ‘-시지요’나 ‘-세요’로 대체되곤 한다.‘-시지요’는 권유형이라 덜 부담스럽다. 실제로 일상 대화에서는 “~해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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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집이 참 넓으네'?…'넓네'가 옳아요
계절은 성큼 다가와 어느새 남녘에는 개나리가 한창이라고 한다. 그 개나리꽃을 보면서 우리는 “개나리가 노라냐?” 할까, “~노랗냐?”라고 할까? 또는 “개나리가 노라니?” 하고 물을 수도 있고, “~노랗니?”라고 할 수도 있다. 어떤 이는 이를 “~노라네” 또는 “~노랗네”라고 할지도 모른다. 어미 ‘-냐/-니/-네’를 통해 우리말 종결어미의 문법성을 알아보자. 이들은 앞말에 붙는 조건이 똑같다는 게 포인트다.‘-냐/-니/-네’는 세쌍둥이…같은 듯 달라우선 ‘노랗다’는 ㅎ불규칙 용언이라는 점을 떠올려야 한다. 그중에서도 형용사이므로 의문 종결어미로 ‘-느냐’가 아니라 ‘-으냐’가 붙는다(지난 호 참조). 이때 ㅎ불규칙은 모음어미가 올 때 받침이 탈락하므로 ‘노랗+으냐→노라냐’가 된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은 2015년 9월 어미 ‘-냐’의 용법을 모든 용언의 어간에 붙을 수 있게 바꿨다. 현실적으로 많이 쓰는 말을 어법으로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노라냐/노랗냐’를 둘 다 쓸 수 있다.‘노라니?/노랗니?’는 어떨까? 이 역시 활용할 때 형용사이므로 의문 종결어미 ‘-으니’가 붙는다.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ㅎ이 탈락해 ‘노랗+으니→노라니’가 된다. 그런데 이를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온다. 어미 ‘-니’는 모든 용언의 어간에 직접 붙을 수 있다는 것을 지난 호에서 살폈다. 즉 ‘노랗+니’도 가능하다. 이는 ‘-냐’를 좀 더 친근하고 부드럽게 이르는 표현이다. 따라서 ‘노라니?/노랗니?’ 역시 다 된다.이제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