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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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종이 이력서론 실업급여 못줘요…인터넷으로 신청하세요"
“나는 연필 시대 사람이오. 컴퓨터 근처에도 안 가봤어요.” “난독증 대상 특별 상담번호는 있어요.” “그게 몇 번이오?” “인터넷에 나와요.”59세인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 역할)는 질병 수당 재심사와 구직 수당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고난에 부딪힌다. 인터넷이다. 모든 복지 제도는 인터넷으로만 신청할 수 있다. 복지센터에 찾아가도 직원은 종이 신청서를 주는 대신 ‘난독증 대상 특별 상담’을 권한다. 그러나 상담번호도 인터넷에서 찾아야 한다.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는 영국 복지제도의 문제를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은 지병인 심장병으로 의사가 일을 그만두라고 하자 국가에 질병 수당을 신청했다. 의지할 아내도 자식도 없는 그는 그러나 형식적인 심사끝에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재심사를 요구하려면 심사관의 탈락 통보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다니엘은 당장의 생계 해결을 위해 구직 수당을 신청하려 한다. 디지털 디바이드목수였던 다니엘은 ‘컴맹’이다. 공공도서관에 가서 젊은이들과 도서관 직원의 도움을 받아 한 자 한 자 구직 수당 신청양식을 작성한다. 그러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는 등 애를 먹다 컴퓨터 사용 시간을 넘겨버린다. 결국 다니엘의 옆집에 사는 청년이 노트북으로 신청해준다.디지털 능력과 정보의 격차를 뜻하는 ‘디지털 디바이드’는 복지 영역에서는 큰 문제다. 제도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운영되는데, 복지가 필요한 취약계층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으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국에서는 노년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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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심장병으로 질병수당·실업급여 받으려던 59세 목수
“양팔을 높이 올릴 수 있나요?” “사지는 멀쩡해요. 내 의료 기록을 보고 심장 이야기나 합시다.” “질문에만 대답하세요. 어쨌든 모자는 쓸 수 있죠?”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살아온 59세 다니엘 블레이크(데이브 존스 역할).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일을 못하게 됐다. 심장마비가 와 공사현장에서 추락사할 뻔한 뒤 의사는 일을 그만두라고 했다. 아내는 병으로 죽었고 의지할 자식은 없다. 그는 질병 수당을 받기 위해 국가에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파견업체 직원은 심장과 관련 없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진 뒤 그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 복지제도의 문제를 그려낸 영화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복지제도 자체에 매몰돼 제도의 대상인 국민을 외면하는 관료주의의 현실을 담았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은 2016년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전화해도 직접 찾아가도 매뉴얼만 고수질병 수당 심사에서 탈락하며 다니엘의 고난은 시작된다. 탈락 편지를 받은 그는 복지센터로 전화를 건다. 대기 전화가 많아 두 시간이 지나서야 상담원과 연결된다. 통화는 답답함만 더한다. “심사관이 탈락을 통보하는 전화를 해야 재심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편지를 받고 본인이 직접 전화를 했는데도 심사관으로부터 탈락 전화를 또 받아야 한다는 말이, 다니엘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센터로 찾아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얼굴을 마주한 직원은 더 냉정하다. 심사관의 전화를 기다리든가, 돈이 필요하면 구직 수당을 신청하라고 한다. 의사가 “인공 심장을 이식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