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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박민규 《갑을고시원 체류기》
‘나’는 <몸에서 사람의 귀가 자라는 쥐>에 관한 기묘한 뉴스 보도를 보다가 고시원에서 살았던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과거는 ‘쥐의 몸에서 자라난 사람 귓속의 달팽이관 속의 달팽이처럼’ 고시원의 복도 끝 방에서 살았던 시절로 기억된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그 고시원의 유전자는 ‘나’의 몸속에 이식되어 있다.아버지의 사업체가 부도가 나고 ‘나’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갈 곳이 없어진 ‘나’는 친구의 집을 전전하다가 학교 인근의 고시원, 그것도 가장 싼 고시원, 간판이 갑을고시원인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월 9만원. 식사 제공. 막노동판에서 일하는 형에게 얻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폭이 40센티가 될까 말까한 복도를 걸어가 당도한 방은 방이라기보다 관이라고 불러야 할 크기였다. ‘다리를 뻗을 수 없는 공간에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그곳에서 공부를 한다. 그러다 졸음이 온다. 자야겠다. 그러면 의자를 빼서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책상 아래 공간으로 다리를 뻗고 자야 했다. 건물 옥상의 옥탑방에는 4인용 식탁과 대형 전기밥솥이 있다. ‘오래된 듯한 밥이, 그러나 많이, 밥솥 속에 들어 있었다.’ 각자 반찬만 준비해서 먹으면 된다. 그리고 협소한 공용 세면장과 화장실, 공용 세탁기가 있다. 간신히 잘 수 있고 간신히 굶지 않을 수 있으며 간신히 씻을 수 있다. 말하자면 고시원이란 간신히 삶을 견딜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첫날 밤 잠이 오지 않던 ‘나’는 워크맨(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을 찾았다. 이어폰이 없어서 최대한 소리를 낮춰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