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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윤흥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1970년대 판자촌 이야기1970년대 서울의 판자촌에서 경기도 광주군(현재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으로 강제 이주당한 철거민들이 있었다. 이 철거민들은 주택 단지가 조성되지 않은 허허벌판에 가수용되어 인간다운 삶을 전혀 누릴 수 없었는데 당국은 이들에게 보름 만에 집을 지어 신고하게 하고 또 보름 만에 땅값을 일시불로 지급하게 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였고 시간 여유를 두지 않고 가옥 취득세까지 징수하여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안겨주었다. 결국 내 집 마련이 좌절된 입주민들은 생존권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이는 도시 빈민의 저항으로 번졌다.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이 역사적 사건, 이름하여 광주 대단지 사건을 배경으로 씌었다. 서술자인 ‘나’는 학교 교사이다. 어렵사리 성남의 고급 주택가에 집을 마련한 ‘나’는 재정상의 어려움을 다소나마 메워 볼 요량으로 방 한 칸을 세 놓는다. 아이 둘과 임신한 아내를 데리고 그 방에 세든 사람이 주인공 권기용 씨다. 그는 광주 대단지 소요에 적극 가담하여 징역을 살고 나온 이력이 있다. 출판사를 다니던 그는 직장을 잃었고 이후에도 사회 생활을 순조롭게 하지 못하였으며 현재는 공사판에서 막일을 한다. 권 씨가 가장 행복해 보이는 순간은 구두를 닦을 때이다. 구두를 닦는 그의 솜씨와 정열은 구두닦이 장인의 그것 같다. 도금을 올린 금속제인 양 빛나는 구두를 바라보는 권 씨의 얼굴에는 평소 찾아보기 힘든 미소가 활짝 피어난다. 구두를 닦는 행위는 권 씨에게 거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출사 의식이자 화이트칼라 직장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의식이다. 말하자면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