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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이태준 《복덕방》

    복덕방과 세 노인서울의 한 복덕방에서 세 노인이 소일한다. 복덕방 주인인 서 참의는 구한말 훈련원 참의로 봉직하였으나 군대 해산 후 복덕방을 차린다. 화려한 무관 시절을 돌아보면 서글프기도 하지만 가옥 중개업으로 차차 경제적 형편이 나아지자 낙천적인 그는 그럭저럭 현실에 만족하게 된다. 안 초시는 형편도 성격도 서 참의와 대조적이다. 그는 사업에 거듭 실패하여 생활의 기반을 모두 잃었으며 말끝마다 ‘젠장’ 아니면 ‘흥!’하는 콧웃음을 붙이며 불만족으로 점철된 일상을 산다. 서 참의의 훈련원 시절 친구인 박희완 영감은 온화한 성품으로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에 의지하여 대서업을 하겠다며 복덕방에서도 열심히 일어 공부를 한다. 안 초시는 더 늙기 전에 재기하여 다시 세상과 교섭하고자 하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일확천금을 꿈꾸던 그는 박희완 영감이 알려 준 정보를 믿고 딸을 부추겨 부동산에 투자한다. 신항구 건설 계획을 미리 입수하여 땅을 산 것이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나도 항구는 건설되지 않고 땅값은 전혀 오르지 않는다. 박희완에게 정보를 준 사람이 자신이 산 땅을 처분하기 위해 사기극을 벌인 것이었다. 충격을 감당하지 못한 안 초시는 음독자살하고 만다.이 서사의 이면에는 노년의 나이도 비껴가지 않는 강한 욕망이 도저히 흐르고 있으며 그 욕망의 대상은 바로 돈이다. 작품 시작 부분에서 안 초시는 몽상을 하는데 몽상의 소재는 돈이며 몽상의 내용은 단 천 원을 들여 땅을 사서 일만 구천 원으로 불리는 것이다. 이런 욕망은 결국 부동산 투기로 이어지고 그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런데 그 욕망은 그의 것만은 아니다. 성공한 무용수 안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