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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드 시사경제

    세계 3대 석유기업도 헤지펀드 먹잇감 되나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가 영국 석유 대기업 BP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정확히 얼마나 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식을 매입한 회사에 경영진 해고, 사업 재편 등 과감한 조치를 압박해온 엘리엇의 평소 성향으로 볼 때 BP에도 대대적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사들여 주주 자격으로 경영 개입행동주의 투자란 실적 부진, 지배구조 문제 등에 시달리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일정 수준의 의결권을 확보한 뒤 회사 경영에 참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 전략을 말한다. 단순히 시세 차익이나 배당금에 만족하지 않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냄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을 처분하고 떠나는 일이 많다.행동주의 투자는 글로벌 헤지펀드가 주도하고 있는데, 엘리엇도 그중 하나다. 억만장자 투자자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엇은 700억 달러(약 101조 원) 넘는 자산을 굴리고 있다. 한국의 몇몇 대기업과는 ‘악연’으로 엮여 있다. 옛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을 문제 삼거나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적이 있다.BP는 영국을 상징하는 대기업 중 하나이자 엑슨모빌, 셸과 더불어 세계 3대 석유 기업으로 꼽힌다. 이런 회사가 행동주의 펀드에 무슨 약점을 잡힌 걸까.BP는 5년 전 전통적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 분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을 대폭 축소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성과가 신통찮게 나오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왔다. BP의

  • 키워드 시사경제

    '이수만 왕국' SM을 흔든 금융맨의 정체는

    재테크에 뛰어든 서준이와 하윤이는 나란히 OO전자 주식을 샀다. 서준이는 “OO전자 경영진을 믿는다”며 주가가 오를 날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하윤이는 “회사가 잘되려면 우리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OO전자는 배당을 더 늘리고 적자 사업을 정리해야 주가가 오른다는 게 하윤이의 생각이다. 하윤이는 OO전자 대표에게 자신의 제안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답이 오지 않으면 다른 주주들을 모아 임시주주총회 소집도 요구할 태세다. 회사 지분 확보해 경영 적극 개입하윤이처럼 주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 전략을 ‘행동주의(activist) 투자’라 한다.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행동주의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는 ‘행동주의 펀드’라 부른다. 비주력 사업 구조조정, 인수합병(M&A),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이 이들의 주된 요구사항이다.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 위해 이사회 참여를 시도하기도 한다.과거 행동주의 투자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주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09년 이후 S&P500 대기업의 15%가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경영진 교체, 사업전략 변경 등을 요구받았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행동주의 펀드 이미지는 ‘기업 사냥꾼’에 가까웠다. 국내 간판 기업들이 엘리엇, 소버린, 아이칸 등의 공격에 시달린 기억 때문이다.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을 달린다. 한쪽에선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해 기업 발목을 잡는다고 비판한다. 행동주의 펀드는 잠시 주가를 올린 뒤 팔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기업은 이들의 공세에 대응하다가 진이 빠진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선 경영진의 전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