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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청천벽력'에 담긴 우리말의 오묘함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여름을 보내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어제(9월 22일)가 추분(秋分)이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이날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도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한다.‘청천(靑天)’은 고유어로 ‘마른하늘’지난주에 있었던 추석(9월 17일)은 음력을 기준으로 하지만, 추분은 양력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추석은 명절인 반면, 추분은 24절기 중 하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명절을 “해마다 일정하게 즐기고 기념하는 날”로 정의한다. 우리나라에선 설과 추석이 대표적 명절이다. 추석은 음력 8월 보름날이다. 이 무렵 논밭의 곡식이 익어 농부들은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곡식을 거두어들인다. 추석엔 갓 수확한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따위의 음식을 장만해 차례를 지낸다. 즉 가장 먼저 조상에게 감사드리고 가족이나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게 이날의 풍습이다.이에 비해 절기란 한 해를 스물넷으로 나눠 농사의 기준으로 삼던 날이다. 전통적으로 계절을 구분하는 표준으로 삼았다. 한 달에 두 번 절기가 들어 가령 가을이면 입추부터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까지를 말한다. 그다음 절기가 입동(立冬)인데, 이때부터 겨울로 친다.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는 입추(立秋), 밤 기온이 내려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백로(白露),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교차점인 추분(秋分), 기온이 더욱 내려가 찬 이슬이 맺히는 한로(寒露), 겨울이 오기 전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상강(霜降). 자연의 이치가 담긴 우리말의 깊은 뜻을 알고 나면 우리말의 오묘한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