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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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이랑'과 '고랑'의 차이
이랑은 두둑과 같은 말이다.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은 곳이다. 고랑은 두둑한 땅과 땅 사이의 길고 좁게 들어간 곳을 이른다.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자 덩달아 모내기 철도 빨라졌다. 농촌진흥청에서 나서서 지나치게 이른 모심기는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걱정할 정도다. 원래 우리 선조들은 이맘때 까끄라기 곡식, 즉 익은 보리를 베고 벼농사를 짓기 위해 모를 심었다. 그래서 절기상 망종(芒種·6월6일)이라고 한다. 까끄라기 망(芒), 씨 종(種)이다. 까끄라기란 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을 말한다. 한 해 먹거리를 준비하는 시기이니 1년 중 농사일로 가장 바쁜 때다.고랑은 오목한 골, 이랑은 볼록한 두둑‘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니.’ 조선시대 문신인 약천(藥泉) 남구만(1629~1711)이 운치 있게 읊은 이즈음의 농촌 풍경이다. 동트는 시골 아침의 고즈넉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권농가(勸農歌)로 잘 알려진 이 시조에 나오는 ‘재’는 ‘높은 산의 고개’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서울의 무악재, 만리재, 충북 제천의 박달재 같은 게 유명한 고갯길이다.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을 잇는 고개는 새재라고 부른다. 지명을 넣어 문경새재로 많이 알려져 있다. 재를 한자어로 하면 ‘영(嶺)’이다. 그래서 새재를 ‘조령(鳥嶺)’이라고도 한다. 흔히 영남지방이니, 강원도 영동/영서니 할 때의 ‘영’이 이 ‘재’를 이르는 말이다. ‘재/영’이 지역을 가르는 기준이었다. 경상남북도를 이르는 영남(嶺南)은 조령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