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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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사람을 대포로 쏴서 달에 보낸다는 상상이 로켓이 됐죠
쥘 베른(1828~1905)은 우주여행과 미래 과학기술을 테마로 글을 많이 쓴 소설가입니다. 그를 빼놓고 과학소설(SciFi)의 계보를 말할 수 없죠. 과학소설의 개척자였으니까요.그가 쓴 《지구에서 달까지》는 우주적 상상력과 작가적 역량이 빚어낸 기념비적 작품입니다. 소설은 사람을 대포로 쏘아서 달나라로 보내자는 사업을 둘러싸고 전개됩니다. 현재 시각에서 보면 멍청한 소리 같지만 당시엔 멋진 상상이었습니다. 지금과 다른 게 있다면 대포가 로켓으로 고급화됐다는 것뿐이죠. 지난달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KSLV-Ⅱ)는 ‘고급 대포’나 마찬가지죠. “쥘 베른은 우주적인 상상력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매우 드물고 아름다운 능력이다. 그는 시인이자 놀라운 예언자이며 능력 있는 창조자였음을 어느 누가 감히 부인할 것인가?” 아나톨 르브라즈라는 사람은 그를 이렇게 극찬했습니다. 쥘 베른의 생각이 미국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보다 1세기나 앞서서 나왔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쥘 베른은 ‘대포 인간’ 외에 다른 상상도 소설에 펼쳐보였습니다. 잠수함, 입체영상, 해상도시, 텔레비전, 먼 우주 여행, 투명인간 개념들이었죠. 그의 소설은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가 아니었습니다. 과학소설은 물리와 과학의 법칙이 성립되는 세상을 경이로움과 버무립니다. 반면 판타지는 현실과 완전히 다른 시공간을 창조하고 물리 법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쥘 베른은 미래에 등장할법한 것들을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창조하고 묘사했습니다.쥘 베른보다 한 세대 늦게 태어난 치올코프스키(Konstantin Eduardovich Tsiolkovskii: 1857~1935)라는 소련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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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내 집 장만의 꿈이 신기루라면 텐트살이는 판타지일까…한계효용의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소의 선택
2018년 개봉한 ‘소공녀’는 고전 소설 《소공녀(A little Princess)》와 달리 젊은 가사도우미 미소(이솜 분)의 고달픈 삶을 그린 영화다. 몇 푼 안 되는 일당에도 담배 한 갑과 몰트바에서의 위스키 한 잔을 즐기던 미소는 갑작스레 월세와 담뱃값이 오르자 최소한의 짐만 싸서 나와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산다. ‘에쎄’를 500원 더 싼 ‘디스’로 바꾸면서도 담배 또한 놓지 못한다.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소비를 비교하면서 ‘한계소비성향’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한계소비성향이란 추가로 발생한 소득 중 소비되는 금액의 비중을 뜻한다. 저소득자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크다고 케인스는 정의한다. 늘어나는 소득이 생필품이나 식음료를 사는 데 곧장 지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고소득자는 증가한 소득의 상당액을 저축하거나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소득이 많은 사람은 자산이 더 빨리 늘어나게 된다. 경제학 법칙 무너뜨린 부동산 폭등그러나 케인스도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케인스는 한계효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경제 주체가 소비를 늘리는 요인으로 △자산 증가 △물가 하락 △이자율 감소 △미래 소득 증가 등을 들었다. 이 같은 요인이 맞아떨어질 때 개인이 돈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미소의 삶에는 이들 중 어떤 것도 없다. 집이 없으니 자산이 증가할 일은 없다. 물가는 해마다 오르고 비정규직인 가사도우미 월급도 크게 늘 리 없다. 그래도 미소는 마지막까지 담배 한 개비에 몰트 위스키 한 잔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다.미소가 ‘현재의 소비’를 택한 건 아등바등 살아봤자 자신의 힘으로 ‘집’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