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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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유엔’과 ‘이메일’은 어떻게 우리말이 되었나
한여름 초입을 달궜던 2026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북중미 월드컵대회가 지난 7월 마무리됐다. 한국 대표팀은 부진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우리말 관점에서는 눈여겨볼 만한 소득도 있었다. 대회 기간을 통틀어 입말과 글말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렸을 말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 그것이다. 특히 영문약어 FIFA를 한글로 옮겨 적은 ‘피파’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언어의 효율성’ 높여야 우리말 강해져우리말에서 ‘언어의 경제성’이란 점에서 대표적으로 비효율적인 표기가 영문약어 쓰는 법이다. 요즘 매일같이 마주하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국내총생산(GDP) 같은 게 그런 것이다.이런 영문약어를 ‘이니셜’이라고 한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유니세프(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피파(FIFA·국제축구연맹),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처럼 단어처럼 읽는 말도 있다. 이런 영문약어는 ‘애크로님’이다. 이들은 우리말 안에서도 꽤 익숙하다. 이들이 비효율적 표기인 까닭은 우리 글자와 함께 영문약어를 병행해 적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두 번 잇따라 적는 것이다. 그것이 오랜 관행적 표기 방식이다. 심지어 세 개를 적는 경우도 많다. Fed 같은 게 대표적이다. 대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식으로 적는다. 그래야 뒤에서 ‘연준’으로 받든 Fed로 받든 할 수 있으니 일단 세 가지를 다 적는 것이다. ‘국제연합-UN&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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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다듬은말 '전자우편'에 대한 우울한 전망
1990년대 우리 사회에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메일’도 자연스럽게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우리말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툼’ 하나가 전개됐다. 그것은 언중(言衆)의 선택을 받기 위해 벌어진, 말과 말 사이의 세력 싸움이었다. 주인공은 ‘이메일’과 ‘전자우편’이다. 외래어 ‘이메일’에 대응해 20년 넘게 경쟁지금 우리가 ‘이메일’이라고 쓰는 이 용어는 처음부터 그리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electronic mail’의 약어인 이 말은 초기에 주로 ‘e메일(또는 ‘E메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e메일은 물론 영어 ‘e-mail’을 머리글자 e만 놔두고 나머지를 한글로 옮긴 것이다.외래어 ‘e메일’이 우리말 안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해 가자 곧바로 다듬은말이 나와 경쟁을 벌였다. 순화어로는 ‘전자우편’이 제시됐다. 1997년 전산기용어(국어순화용어자료집)를 비롯해 2002년 국어순화자료집에 이어 2012년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 회의에서 될 수 있으면 ‘전자우편’을 쓰도록 심의 확정했다.외래어 표기 지침을 정하는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는 이보다 앞서 2000년 12월 회의에서 ‘이메일’을 인정했다. 당시 결정사항을 보면 이 용어 표기를 둘러싸고 얼마나 많은 혼란이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자 우편, E-mail, EM(electronic mail). ※‘이 메일’로도 쓰되 특수한 경우 ‘e메일’로 쓸 수 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이외에 누리편지, 전자메일, 전자편지 등 예닐곱 가지의 표기가 띄어 쓰는 경우와 뒤섞여 어지럽게 사용되고 있었다.그러던 게 20여 년이 흐른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