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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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나비, 아프리카서 남미까지 쉬지 않고 날아
곤충은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멀리 날 수 있을까. 새들의 장거리 비행에 대해서는 비행거리는 물론 출발지, 목적지, 경로까지 정확히 밝혀진 데 반해 곤충은 비교적 알려진 바가 적었다. 새들은 몸에 GPS 추적기를 부착할 수 있지만 곤충은 무게가 너무 가벼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여러 기술을 종합해 곤충의 장거리 비행에 관한 미스터리가 밝혀졌다.2013년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식물학연구소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기아나(프랑스령)에서 작은멋쟁이나비(Vanessa cardui) 무리를 발견했다. 이 나비들은 날개가 찢겨 있었으며, 모래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은 이 나비가 오랜 비행을 한 직후일 것으로 추측했다. 작은멋쟁이나비는 대륙 간 이동을 하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고, 남아메리카에서는 개체군을 안정적으로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대륙에서 날아온 나비라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 제라르 탈라베라 연구원이 이끄는 스페인, 폴란드, 캐나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무리 중 세 마리를 포획해 여러 가지 분석을 진행했다.먼저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포획한 작은멋쟁이나비의 유전자와 이번에 포획한 나비의 유전자를 모두 분석·비교했다. 그 결과 북아메리카와 유럽-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나비는 집단 간 유의미한 유전자 차이가 있었고, 이번에 포획한 나비는 둘 중 유럽-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개체였다. 이로써 포획한 나비가 대서양을 건너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연구팀은 나비의 비행 출발지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포획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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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적응과 진화의 왕 곤충의 생존 전략
국립중앙과학관과 함께하는 과학 이야기 (4)우리는 곤충을 작고 하찮은 존재로 여긴다. 기껏해야 다리가 여섯 개 달린 신기한 동물 정도로 생각한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향해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고 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물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곤충은 결코 무시할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곤충은 약 4억8000만 년 전 지구상에 처음 등장했다. 그에 비해 인간의 역사는 20만 년밖에 안 된다. 약 2억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에도 곤충은 있었다. 곤충은 살기 좋은 온대지방은 물론 무더운 열대지방, 추운 극지방 등 지구상 모든 곳에 분포한다.수로만 따지면 전 세계 생물의 절반이 곤충이다. 열대우림처럼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워 조사하지 못한 지역까지 포함하면 지구상 생물의 80%가 곤충일 것이라고 곤충학자들은 말한다. 곤충이 오래도록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나비의 날개 무늬는 천적으로부터 몸을 감추는 역할도 하지만 중요한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체온 조절이다. 북극에 사는 네발나빗과 나비들은 몸통이 검고, 날개에 검정 무늬가 있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는 성질을 지닌다. 북극의 나비들은 날개로 빛에너지를 흡수해 체온을 유지한다. 반면 더운 지방에 사는 나비들은 빛을 반사하는 흰색 날개를 갖고 있다.초여름 해질녘이 되면 우리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귀찮은 벌레가 있다. 깔따구라는 곤충이다. 깔따구는 남극에도 산다. 깔따구 애벌레는 남극의 차가운 얼음 속에서 2년이나 견뎌내야 어른벌레가 된다. 깔따구 애벌레는 단단한 껍질 속에 들어가 추위를 버텨낸다. 나방 애벌레들은 나뭇잎 사이에 숨거나 자신만의 집을 만들어 천적으로부터 스스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