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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비만인구 늘어난 게 간편음식 때문?

    날씨가 부쩍 따뜻해졌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얇아졌다. 기온이 오르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몸매 고민이 커진다. 살이 찌는 이유는 간단하다. 먹기는 많이 먹는 반면 먹는 것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많이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르몬 작용 때문일까, 자제력이 부족해서일까. 혹시 경제적 이유는 없을까. 내 뱃살에 숨은 경제 원리를 찾아보자.간식과 야식을 자꾸 먹는 이유데이비드 커틀러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인은 왜 뚱뚱해졌을까’ 논문에서 비만율이 높아진 이유를 수요의 원리로 설명했다. 수요의 원리는 단순하다. 재화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은 증가한다. 식품 비용이 내려가 사람들이 과거보다 더 많이 먹게 됐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경제학에서 말하는 비용은 돈뿐만이 아니다. 시간도 비용이다. 1965년 미국 전업주부는 식사 준비와 설거지에 하루 평균 137.7분을 썼다. 1995년 이 시간은 68.8분으로 줄었다. 식사 준비의 기회비용이 감소한 것이다. 2003년에 나온 논문이지만 20여 년이 흐른 지금 더 설득력이 있는 내용이다. 오늘날 식사 준비에 필요한 시간은 더 짧아졌다. 밀키트로 단 몇 분 만에 근사한 요리를 차릴 수 있다. 배달 앱을 이용하면 밀키트 포장을 뜯어 냄비에 넣고 끓이는 정도의 수고조차 필요 없다. 이런 변화로 사람들은 더 자주 먹게 됐다고 커틀러 교수는 분석했다. 한 끼에 먹는 식사량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간식이나 야식을 먹게 돼 총 칼로리 섭취가 증가했고, 그 결과 비만해졌다는 것이다.에릭 핑켈슈타인 듀크싱가포르국립대 의과대학 교수와 키르스텐 스트롬보트네 보스턴대 교수도 &l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누구나 고기를 먹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소는 중요하고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그러나 농부가 트랙터, 경운기 역할을 하는 소를 잡아먹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소를 잡더라도 고기를 장기간 보관할 수도 없었다.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인간을 ‘빵을 먹는 존재’로 정의했듯이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곡물을 경작(cultivate)해 빵을 만드는 것이 곧 문화(culture)이자 문명이었다. 유럽 북부의 게르만족, 켈트족 등이 즐기는 육식은 야만으로 간주됐다.소는 식용으로 거의 키우지 않았다. 초지가 부족해 종일 풀을 뜯는 소를 고기로 먹는 것이 비경제적이었던 탓이다. 그래도 영양 보충을 위한 육식은 필수였다. 로마시대 상류층의 연회에서는 주로 돼지나 양, 닭, 오리 등의 고기를 먹었다. 대다수 평민은 ‘빵과 서커스’ 정책에 따라 무상으로 돼지고기와 기름이 배급될 때나 맛볼 수 있었다.육식은 게르만족이 지배계급으로 올라선 중세에도 선호됐다. 특히 프랑크왕국에서는 육식 금지가 무장해제와 동일한 처벌로 간주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기, 특히 소고기는 여전히 왕과 귀족이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농노들은 어쩌다 고기가 생기면 스프나 스튜로 먹었을 뿐 주식은 빵이었다. 그나마 해마다 곡식을 모두 소진한 늦겨울과 아직 덜 자란 한여름에는 굶주림이 되풀이됐다.15세기 말 대항해시대도 소고기와 연관이 있다. 모험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먼바다로 나간 것은 이슬람 세력에 의해 막힌 후추 수입항로 개척이 주목적이었다. 냉동 냉장기술이 없어 고기 부패를 막고 풍미를 살리는 후추 등 향신료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소고기, 음식에서 요리로고기를 불에 구은 스테이크는 본래 북유럽의 거친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