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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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짓고도 못 판 아파트, 전국에 2만5000채
‘선착순 파격가’, ‘할인 분양’….대구 도심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현수막 문구다. 대구에는 미분양 주택이 9177가구가 있다. 특히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3252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남은 아파트값이 오른다지만 여기선 딴 세상 얘기”라며 “가격이 떨어져도 거래가 끊겨 사무실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준공 후 미분양 1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미분양이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다. 미분양 물량은 여러 이유로 생길 수 있다. 청약 신청에 오류가 있어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당첨되고 돈을 내지 못해 계약이 해지되는 사례가 있다. 부동산시장이 활황이면 이런 미분양은 금방 소진되지만 시장이 침체됐을 때는 잘 해소되지 않고 쌓인다. 통상 정부는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 가구를 넘어서면 위험 수위로 본다.분양을 마치고 집을 다 지었는데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준공 후 미분양’이 된다. 악성 미분양이 쌓이면 아파트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에는 타격이 크다. 분양 수익이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미분양 물량을 직접 보유한 채 중과세 부담까지 떠안느라 자금난이 가중된다. 건설사들이 준공 후 미분양을 악성 미분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른다. 건설투자는 한번 확장기에 들어서면 오랫동안 든든하게 경제성장률을 떠받치고 고용 창출 효과도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