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벼랑 끝에서 버티고 끝내 살아남았다…한국어학당 강사 4인의 생생한 분투기

    소설을 읽을 때 여러 가지를 기대하게 된다. 특히 장편소설이라면 더욱 더 많은 걸 얻고 싶어한다. 《코리안 티처》는 그런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는 소설이다. 외국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에 대해 알 수 있고, 직장을 얻기 힘든 사회에서 고학력 여성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간접 경험도 할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제각각의 목적을 갖고 유학 온 학생들을 만날 수 있으며 나쁜 의도와 허술한 기획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지 똑똑히 목격할 수 있다. 외국인에게 제대로 가르치려는 강사들의 ‘한글 연구’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우리 글의 강점과 맹점을 대하는 것도 큰 소득이다.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코리안 티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서수진 작가의 약력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현재 호주에서 살고 있다’ 딱 두 줄뿐이지만 ‘작가의 말’을 읽지 않아도 ‘한국어학당 강사로 일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마지막장 작가의 말에서 ‘살아남는 것에 대해 쓰고 싶었다.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것, 버텨내는 것, 끝내 살아남는 것’이라고 밝힌 서수진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강의가 중단돼 실직 상태에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버텨내기 위한 고군분투‘고군분투하며 버텨내어 끝내 살아남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다. 소설 속 한국어 강사직뿐 아니라 세상 모든 분야 가운데 벼랑 끝이 아닌 데가 없다. 매번 시험으로 우열을 가리는 학창 시절이 끝나면 좀 편할 것 같지만 인생은 경쟁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코리안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