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경제 기타

    (2) 평판을 경영하라

    2013년 식품업체인 N사의 ‘갑질 논란’은 한국에서도 기업의 평판 리스크(reputation risk)가 재무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대리점주에 대한 영업사원의 폭언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촉발한 이 사건은 떡값 요구 녹취록, 대리점주에 대한 보복성 계약 해지, 본사 직원에 대한 열악한 대우 등이 줄줄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과징금은 5억원에 그쳤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이 회사 매출은 전기 대비 10% 줄었고, 영업이익은 85%나 쪼그라들었다. 업계 2위이던 경쟁사는 같은 기간 매출이 30% 늘어 N사를 따돌렸고, 영업이익은 70% 이상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다. N사의 2012년 광고홍보비용이 1000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투자가 헛수고가 됐다는 점도 커다란 경제적 손실로 볼 수 있다.이와 비슷한 사건은 또 있다. 2014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D항공사 사건이다. D항공사는 이 사건이 불거지고 난 뒤 1주일간 시가총액이 2400억원 가까이 증발했고, 경쟁사에 비해 탑승률도 확 떨어졌다. 이로 인한 매출손실은 250억원에 달했다. 연간 500억원에 달한 광고비도 헛돈을 쓴 셈이 됐다. 망가진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까지 고려하면 잠깐의 실수가 초래한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에는 유명 외식브랜드 회장의 폭행사건이 불거졌다. 이후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함께 주가가 5%나 떨어지는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이처럼 기업에 대한 부정적 평판이 예전처럼 잠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다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장기적인 재무손실로 이어지면서 기업 마케팅 활동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게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