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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 혼선 부르는 침수車…'정보 비대칭'이 문제죠
최근 전국 곳곳을 강타한 폭우로 많은 자동차가 피해를 입었다.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와 파손 건수가 1만여 건에 달할 정도다. 이번 가을 중고차시장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비 피해 차량이 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구매자들은 ‘레몬’과 ‘복숭아’를 골라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중고차를 비싸게 사는 이유중고차시장에는 멀쩡한 차량과 침수 차량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편의상 멀쩡한 차의 적정 가격은 1000만원, 침수 차량의 적정 가격은 500만원이라고 하자. 모든 정보가 공개돼 있다면 멀쩡한 중고차는 1000만원에, 침수된 중고차는 500만원에 거래될 것이다. 그러나 중고차 판매자와 구매자 간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은 자신의 차가 멀쩡한 차인지 침수 피해를 당한 차인 줄을 알고 있지만,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은 그런 사실을 알기 어렵다.이런 상황에서 구매자는 멀쩡한 차량과 침수 차량의 중간인 750만원 정도에서 중고차 가격을 지불하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멀쩡한 차의 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일 것이고, 침수 차량의 주인은 ‘웬 횡재냐’ 하면서 차를 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침수 차량을 비싼 값을 주고 사게 된다. 이처럼 정보가 부족한 쪽이 하는 불리한 선택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한다.멀쩡한 차량의 주인은 제값을 받지 못하니 중고차시장을 떠나고, 침수 차량처럼 품질이 좋지 않은 차만 남게 될 것이다. 이런 시장을 ‘레몬 시장’이라고 한다. ‘레몬’은 색깔은 예쁘지만, 신맛이 강해 먹기 힘들다.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실제로는 결함이 있는 상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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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소비자에게 부실한 정보제공…중고차 시장이 대표적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지난 7일 공개했다. 현대차는 출고 후 5년, 주행거리 10만㎞ 이내인 자사 차량을 매입해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쳐 ‘신차 같은 중고차’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매물의 성능, 적정가격 등도 인터넷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구상이다. ‘레몬 마켓(lemon market)’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 “소비자 편익 높일 것”레몬 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시장을 말한다. 상품에 대한 정보를 파는 쪽이 꽉 잡고 있어 소비자가 ‘호구’ 되기 딱 좋은 환경이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중고차 매장에서 판매자가 침수, 사고 등의 이력을 숨기거나 품질을 사실대로 알려주지 않아도 소비자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레몬 마켓은 1970년 미국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가 만든 용어다. 겉으론 맛있어 보여도 막상 먹으면 신맛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레몬의 속성에서 유래했다.완성차 제조사가 중고차까치 직접 유통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다. 벤츠, BMW, 도요타 등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중고 시세까지 방어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발에 막혀 진입하지 못했다. 중고차 업계 단체인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측은 “대기업이 들어오면 5만 명 넘는 중고차 딜러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반면 완성차 제조사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