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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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노믹스
얽매일 게 없는데…리키는 왜 '과로의 굴레'에 빠졌을까
“고용 계약 같은 거 없고 목표 실적도 없어요. 출근 카드도 없고 알아서 일합니다. 자신 있어요?” “그럼요! 이런 기회를 얼마나 기다렸는데요.”영화 ‘미안해요 리키’는 리키(크리스 히친 분)가 택배기사로 일하기 위해 면접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리키의 새 일자리는 법정 근로시간 기준도 없고, 정해진 월급도 없다. 대신 배송한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회사 매니저는 리키에게 “채용되는 게 아니라 합류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금융위기 때 직장을 잃고 일용직을 전전하던 리키는 이 기회를 ‘생명줄’처럼 붙잡는다.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얻을 것이란 희망에 가득차서다.‘플랫폼’이 만든 일자리리키의 가족은 네 명. 마음씨 따뜻한 아내 애비(데비 허니우드 분)와 고등학생 아들, 중학생 딸이 있다. 새로 시작한 택배 일은 리키에겐 가족을 지킬 유일한 방법이다. 리키는 아침 7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쉬지 않고 일한다. 미술에 재능이 있는 아들을 대학에 보내고, 착하고 똑똑한 딸도 남부럽지 않게 키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당신은 고용된 기사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라는 매니저의 말에 리키는 한껏 고무된다.그가 택배 일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받은 것은 손바닥만 한 단말기다. 매니저는 신신당부한다. “이건 ‘심장’ 같은 겁니다. 시스템에 등록돼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추적되죠. 배송 경로도 짜줄 거예요.” 단말기는 디지털 플랫폼을 상징한다. 리키에게 사무실 같은 전통적인 작업장은 없다. 대신 단말기를 통해 외부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리키가 찾는 택배 수요도 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관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