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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노믹스

    사랑이 끝나도 끊기 어려운 가족이라는 끈…'미련'의 매몰비용, 결혼보다 더 힘든 이혼

    “당신을 평생 알고 지내야 한다니 끔찍해.”영화 ‘결혼이야기’의 주인공 찰리(애덤 드라이버 분)와 니콜(스칼릿 조핸슨 분)은 첫눈에 반해 결혼한다. 귀여운 아들 헨리(아지 로버트슨 분)까지 얻으며 이들의 행복한 생활은 영원할 것 같았다.균열은 작은 틈에서 시작됐다. 니콜은 결혼과 양육을 위해 꿈을 포기하고 자신의 취향조차 잊은 채 살아가는 생활에 지쳐 간다. 찰리는 아내의 변화가 이해되지 않았다. 뜨거운 사랑은 식었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아 있기에 좋은 관계로 헤어지고 싶은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합의를 꾀한다. 하지만 변호사가 개입하며 이혼 과정은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다. 서로 달랐던 결혼의 기회비용2019년 1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결혼이야기’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다.영화는 두 사람이 이혼 조정관과 상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서로의 장점을 나열하는 두 사람. 너무 달랐던 이들이 왜 사랑에 빠졌는지 이유들이 나온다. 니콜은 찰리에게 ‘2초 만에’ 반했다고 했다. 당시 니콜의 나이는 스무 살. 영화 ‘올 오버 더 걸’이 히트하며 할리우드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을 때다. 찰리는 “LA에 남아 스타가 될 수 있었는데 나와 결혼해 뉴욕으로 와 연극을 했다”고 말한다.니콜은 결혼을 위해 ‘사회적 성공’이라는 기회비용을 지불한 셈이다. 경제학에서 기회비용은 그 행동을 취하기로 하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는 다른 가능성의 가치를 뜻한다. 합리적 선택은 주어진 조건 또는 자원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대중들이 영웅에게서 원하는 것은? 사랑과 업적, 그리고 능력

     승상 나업은 딸 하나가 있었다. 재예(才藝)가 당대에 빼어났다. 아이는 이 말을 듣고 헌 옷으로 갈아입고 거울 고치는 장사라 속여 승상 집 앞에 가서 “거울 고치시오!”라 외쳤다. 나 소저는 이 말을 듣고 거울을 꺼내 유모에게 주어 보냈다. 나 소저는 유모 뒤를 따라 바깥문 안쪽까지 나가 문틈으로 엿보았다. 장사가 소저의 얼굴을 언뜻 보고 반해, 손에 쥐었던 거울을 일부러 떨어뜨려 깨뜨렸다. (중략)“거울이 이미 깨졌거늘 때려 무엇 하세요? 저를 노비로 삼아 거울값을 갚게 해 주세요.”유모가 들어가 이를 승상께 아뢰니 허락하였다. 승상은 그의 이름을 거울을 깨뜨린 노비라는 뜻으로 파경노(破鏡奴)라 짓고 말 먹이는 일을 시켰다. 말들은 저절로 살쪄 여윈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루는 천상의 선관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말 먹일 꼴을 다투어 그에게 주었다. 이에 파경노는 말들을 풀어놓고 누워만 있었다. 날이 저물어 말들이 파경노가 누워 있는 곳에 와 그를 향해 머리를 숙이며 늘어서자 보는 자마다 모두 기이하게 여겼다. (중략)이전에 승상은 동산에 꽃과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파경노에게 이를 기르게 했다. 이때부터 동산의 화초가 무성하며 조금도 시들지 않아, 봉황이 쌍쌍이 날아들어 꽃가지에 깃들었다.[중략 부분 줄거리] 중국 황제는 신라 공격의 빌미를 얻고자, 신라 왕에게 석함을 보내 그 안에 있는 물건을 알아내 시를 지어 올리라 명한다. 왕이 승상에게 과업을 넘기자 승상은 근심하고, 이를 안 나 소저는 아버지에게 파경노가 신인(神人)의 기운이 있다며 그를 추천한다.승상이 말했다. “너는 어찌 쉽게 말하느냐? 만약 파경노가 할 수 있다면 나라의 이름난

  • 시네마노믹스

    사랑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될까…새 애인의 기대효용이 더 커보이는 건 왜일까

    영화의 오프닝크레디트가 걷히고 마고(미셸 윌리엄스 분)의 부엌이 보인다. 마고는 텅 빈 눈동자로 머핀 반죽을 하고 있다. 머핀을 오븐에 넣고 그 앞에 쪼그려 앉는다. 오븐에서 나오는 불빛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 불빛만이 마고가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었을까. 한 남자가 마고를 무심하게 지나가 창가에 우두커니 선다. 둘은 마주보지 않는다. 마고는 오븐 불빛을, 남자는 창밖을 응시할 뿐이다. 한계의 개념과 매몰비용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프리랜서 작가인 마고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 분)와 5년차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는 글을 쓰러 낯선 곳으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마고는 그곳에서 대니얼(루크 커비 분)을 만난다. 까칠하지만 묘한 매력의 대니얼. 마고와 대니얼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심지어 대니얼은 마고의 앞집에 살고 있었다.여행에서 돌아와 마고는 루와 대니얼 사이에서 갈등한다. 루는 언제나 마고에게 애정을 쏟아붓지만 예전 같은 두근거림은 없다. 마고는 “결혼했다”며 대니얼에게 선을 긋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말을 툭툭 던지지만 이런 대화마저 그녀의 설렘을 재촉한다. 마고는 스스로에게 “우리도 사랑일까”라고 묻고 또 묻는다.마고는 두 가지 선택 사이에 놓여 있다. 대니얼에게 느끼는 강렬한 감정과 지금까지 쌓아온 루와의 관계에 대한 책임. 경제학자라면 매우 간단한 답을 내놓을지도 모른다. 경제학의 가장 기본개념인 ‘한계’를 생각하면 말이다. 한계는 추가로 얻는 가치를 일컫는다. 한계는 경제학에서 모든 판단의 잣대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과는 별개로 당장의 선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