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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기부는 본래 이타적인 행위일까?

    돈과 자본이 중시되는 현시대의 삭막함 속에서 기부에 관한 이야기는 훈훈한 미담으로 들려온다. 기업체의 정기적인 기부활동 및 사회적 약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기여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산가가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금 금액이 매우 방대해서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기부자의 형편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보다 나은 쓰임을 위해 선뜻 기부금을 전달하는 사례로 감동을 받기도 한다.그렇다면 인간 본연의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는 이러한 기부활동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사실 기부라는 행위는 자선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재화 및 서비스를 대가 없이 제공하는 것을 뜻하므로 어느 누가 이를 먼저 시행했는지는 명확히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사회체제 내에서 규정된 형태로 이루어진 기부활동은 매우 오래 전부터 시행돼 왔다.고대 그리스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기부활동이 시행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리스에는 ‘부유한 시민의 공적인 의무’라는 것이 있었다. 사회 고위층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해당한 이 의무는 공공복지를 위해 사용될 부유층의 기부금을 뜻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부유한 시민들이 제공한 기부금이 주로 축제를 위해 쓰여졌다는 것이다. 당시 아테네의 축제는 매우 빈번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다. 흥을 즐기는 그리스인에게 축제는 매우 중요했고, 축제라는 사회적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것은 부유한 시민들의 몫이었다. 그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축제를 위한 음

  • 경제 기타

    광고, 감성으로 녹인 제품 정보 (43)

    광고에 대한 오해가 많다. 광고가 소비자를 현혹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한다든지 혹은 광고비를 절약하면 제품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가 이익을 볼 텐데 많은 광고비 때문에 소비자가 높은 값을 치르게 돼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오해로 인해 몇 년 전 한 국회의원이 아파트 광고 모델을 하는 유명 연예인에게 광고 출연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 일까지 있었다.광고비가 가격에 전가돼 소비자로 하여금 비싼 값을 치르게 한다는 주장에는 광고비가 불필요한 비용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다시 말하면 광고비는 생산비가 아니라 판매비용으로써 생산에 직접 투입한 원자재, 노동, 토지에 대한 비용과는 다른 것으로 본다. 그래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책정할 때 생산원가에 일정 마진을 붙이면 되지 굳이 판매비용을 들여서 소비자에게 부담시킬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소비자 눈에는 생산비용과 판매비용을 구분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식자재, 조리법, 메뉴 등 모든 면에서 같은 음식을 제공하는 두 식당이 있다. 한 식당은 깨끗하고 분위기 있게 꾸며 놓았고, 다른 식당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하자. 식당을 깨끗하고 분위기 있게 해 놓은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음식을 생산하는 데 직접적으로 들어간 비용이 아니다. 그것은 판매비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같은 가격이면 당연히 깔끔한 식당에 갈 것이며, 깔끔한 식당이 약간 더 비싸게 받더라도 그 식당을 선택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재료비나 임금 같은 생산비용이 얼마나 들어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는 생산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기업이 제시한 가격

  • 경제 기타

    (42) 자유와 책임은 서로 보완하는 가치

    자유시장의 도덕적 핵심가치는 책임원칙이다. 개인이 행동을 통해 자신 또는 타인의 재산, 자유, 인격 등에 끼친 피해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는 의미가 없고 자유 없는 책임도 있을 수 없다. 자유와 책임은 서로를 보완하는 가치다. 자유롭고 책임감이 투철한 인간을 육성하는 걸 자유사회의 교육 목표로 여기는 것도 자유와 책임 간 상보(相補)관계의 중요성 때문이다.그런데 그 관계를 전적으로 부인하는 패러다임이 있다. 오늘날 최첨단 과학으로서 젊은 학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두뇌과학이다. 두뇌과학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자유의지의 존재 문제’다. 그것이 개인적 책임의 논거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겐 과거의 경험이나 외부 환경으로부터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자유의지가 존재하는데, 이 자유의지가 투자, 생산, 소비 같은 경제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에 개인은 자신의 이런 경제적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자유의지에서 결정된 행동이야말로 자유로운 행동이라고 믿는 게 책임론이다.그런데 자유의지의 존재에 대한 두뇌과학의 주장이 흥미롭다. 최첨단 장비를 통해 두뇌 속을 구석구석 탐색했지만 ‘물리화학적 인과율’에 따라 작동하는 신경연결망만 있을 뿐, 이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자유의지 또는 정신이란 어디에도 없다고 두뇌과학은 목소리를 높인다. 인간행동을 결정하는 건 자유의지가 아니라 인과법칙에 따르는 신경구조이기 때문에 행동과 행동의 결과에 대해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죄가 있을 수도 없다는 게 두뇌과학의 인식이다.좌파 지식인들이 이런 논리를 무심히 지나칠

  • 경제 기타

    한국판 양적완화 필요할까요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총선 공약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한국판 양적 완화’를 들고 나왔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한은)이 산업금융채권(산금채)과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 직접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도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양적 완화 주장은 마침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자칫 일본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한 시점에 나와 치열한 찬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있는 반면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 중인 만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찬성강봉균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이전에도 산업(조선, 해운 등)에 금융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과감히 해보자는 것이 한국판 양적 완화”라며 “그러려면 당장 산업은행이 가진 돈을 가지곤 모자라는데 그 규모를 조금 늘리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은이 도울 방법이 있어 돕는다면 그것이 양적 완화라는 개념이다”며 “일본처럼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내자는 얘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는 성장률 3%를 넘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렇게 하려면 경제정책을 상당히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가 나빠지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양적 완화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대해 “미국 중앙은행이나 일본, EU(유럽연합) 중앙은행들은 독립성이 없어서 양적 완화를 했느냐”고 반문했다.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단기

  • 경제 기타

    이익 쌓아두면 불이익 주는 '기업소득환류세'

    ☞ 기업소득환류세는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나 배당, 임금 인상분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미달 금액의 10%를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일종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다.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중소기업 제외)이거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에 한해 2015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로 신설된 환류세는 기업의 내부 자금이 가계로 흐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시행됐다. 기업이 이익을 과도하게 내부에 쌓아두지 말고 투자를 하든지 배당이나 임금을 늘리는 데 쓰든지 하라는 얘기다. 시행 첫해 상당수 기업은 투자나 임금 확대보다 배당 확대를 선택했다. 작년 상장사 총배당금액(보통주 기준)은 20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나 고용 실적은 오히려 소폭 후퇴했다. 지난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5.2%로 1년 전(5.8%)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취업자 수는 33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전년(53만3000명)보다 20만명 가까이 줄었다. 환류세제와 함께 도입된 배당소득증대세제도 배당 쏠림 현상을 부추겼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고배당 상장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배당 원천징수세 부담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춰주고, 대주주에게도 25%의 단일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하는 혜택을 준다.그렇다면 왜 배당만 큰 폭으로 늘어나고 투자나 임금은 증가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져 쉽게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다 보니 배당을 늘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주주가치를 높이고 환류세도 회피한 기업이 많았다”고 분석했다.정부는 배당보다 투자와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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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2' 유지

    ☞신용등급(credit rating)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약정대로 상환할 가능성을 표시하는 부호다. 신용평가회사(신평사)가 국가나 기업, 금융회사, 개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매긴다. 어떤 신용등급을 받느냐는 기업이나 국가, 개인의 채무상환능력이 핵심이다. 기업의 경우 경영관리위험, 산업위험, 사업 및 영업위험, 재무위험, 계열위험 등이 기준이다. 국가는 성장률, 정부부채, 재정적자 등 경제적 요인 외에 정치적 리스크도 평가 기준이 된다.신평사는 각 경제주체의 신용 상태를 전문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공표하는 업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신평사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그리고 피치가 꼽힌다. 한국에도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가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피치와 무디스가 대주주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거나 돈을 빌리려는 기업 및 금융회사, 국가는 먼저 신평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아야 한다.신용등급은 평가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략 20단계로 나뉜다. S&P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이 AAA(트리플 A)고, AA+, AA, AA-, A+, A, A-, BBB+, BBB, BBB-, BB+, BB, BB-, B+, B, B-, CCC+, CCC, CCC-, CC, D 등 21단계다. 무디스는 Aaa, Aa1, Aa2, Aa3, A1, A2, A3, Baa1, Baa2, Baa3, Ba1 등으로 표기한다. 이 가운데 BBB-(Baa3) 이상 등급이 투자적격등급, 그 아래는 투자부적격등급으로 분류된다.신평사들은 또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이나 나라의 신용등급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 자료도 함께 발표한다. ‘긍정적(positive)’은 향후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며, ‘안정적(stable)’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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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할 사람 없는 '뿌리 산업'

    ☞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2.6%까지 치솟는 등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일할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운다. 주조 용접 열처리 금형 도금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선 정반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산업은 산업의 기초 역할을 한다고 해서 뿌리산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뿌리산업의 인력 부족률(인력 수요 대비 부족 인원 비율)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11.5%로 뛰었다. 내년에는 14.1%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들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임금은 청년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일(작업)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업종에선 새롭게 일할 근로자는 물론 숙련된 기술을 지닌 근로자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이들 중소기업이 파견근로제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파견근로는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뒤 고용 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 계약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즉 파견회사 소속이면서 일은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파견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기업들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업무와 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는 컴퓨터, 경영재정, 특허, 방송 등 32개 업무,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는 기간도 최장 2년으로 제한된다.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는 엄격히 파견근로가 금지되고 있다.뿌리산업의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를 제한한 현행 파견법이 파견근로 형태로라도 일하고 싶은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없애고, 경영

  • 경제 기타

    (40) 자유무역은 번영의 길

    동물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과 다른 동물이 갖고 있는 것을 교환하지 않는다. 개는 혹 남아도는 것이 있다면 땅에 묻어둘지언정 다른 개가 갖고 있는 것과 교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교환한다. 이에 대해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교환은 인간의 천성’이라고 했다. 교환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천성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교환한다’는 점이다.사람들이 교환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환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협박과 폭력이 동반되지 않는 자유로운 교환은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교환이 이뤄진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치가 덜한 것을 주고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되는 것을 얻기 때문이다. 교환을 통해 얻는 이익이 없다면 교환은 발생하지 않는다. 잘 알다시피 ‘손해 보고 판다’는 상인들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교환이 이익이라는 점은 아이들의 ‘물물교환 놀이’를 통해서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원짜리 장난감 여러 종류를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로 임의로 나눠준 뒤 그 장난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1~10점으로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그리고 그 점수를 모두 합한다. 그 다음 누구든 서로의 의견이 일치하면 다른 아이와 선물을 교환할 수 있다고 하자. 어떤 어린이는 처음에 받은 것을 지킬 것이고, 또 다른 어린이는 자기가 더 좋아하는 것과 바꿀 것이다. 이렇게 교환이 이뤄진 뒤 다시 점수를 매겨 합하면 총점은 처음보다 올라간다. 물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자유로운 교환을 통해 물건의 가치는 높아졌고, 교환에 참가한 모든 사람은 이익을 보게 된다. 《돈,